마사지 받다가 오르가슴?
마사지 받다가 오르가슴?
적당한 조도의 조명, 아늑한 침대 그리고 벌거벗은 몸. 낯선 이의 부드러운 손길에 내 몸을 맡긴다. 세상에 내 얼굴을, 내 몸을 이토록 소중하게 다룬 사람이 있었던가! 그런데 그렇게 마사지를 받는데 순간 몸이 찌릿찌릿하다. 대체 이 느낌의 정체는 뭘까? 나 변태인가?
마사지받다 웬 오르가슴?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당신은 오르가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느껴본 적은 있는가? 온몸이 배배 꼬이고, 이상한 신음 소리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며 눈앞에 폭죽, 아니 번개탄이 ‘타다닥’ 터지는 것 같은 기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기분을 굳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끼면 질 아랫부분의 3분의 1이 3~15회 무의식적으로 수축되며, 동시에 자궁도 강하게 수축되는 등 육체적인 변화가 생긴다. <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의 저자이자 성 전문가인
배정원 박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성적 쾌감과 오르가슴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실제로 진짜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실제 오르가슴은 어떤 느낌이나 기분이 아니라 동공이 확대되거나 가슴에 반점이 생기고, 호흡이 가빠져 신음 소리가 나오고, 자궁이 수축되는 신체적인 현상이 따라와요”라고 배정원 박사는 말한다.
그렇다면 마사지받다가 오르가슴을 느낀 것이 정상적인 반응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상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마사지를 통해 오르가슴 혹은 성적인 자극을 받는 것은 아니다. 섹스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예민하고, 보수적인 사람은 쉽게 느끼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마사지받는 동안 성적인 자극을 경험했다면, 그만큼 제대로 근육을 이완시켰다는 의미다.
마사지받을 때 자극을 더 많이 받는 이유는 그만큼 몸도 마음도 긴장이 많이 풀어진 데다 타인의 손길에 성감이 예민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격정적인 형태는 아니더라도 성적으로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정한 부위를 주무르면 더 크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섹스 칼럼니스트 현정 작가는 “성감대에 관한 오래된 명언이 있죠. ‘온몸이 성감대다.’ 물론 성적인 자극에 예민한 특정 부위는 있어요.
하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만졌느냐에 따라 쾌감은 달라져요. 원치 않은 상황이라면 그게 마사지였다고 해도 성적 자극은커녕 불쾌감만 느끼게 될 테니까요”라고 말한다.
다른 곳보다 자극에 민감한 부위는 피부가 얇은 무릎 뒤나 겨드랑이, 허벅지, 다리 안쪽, 웬만큼 친밀한 관계가 아니면 만지기 어려운 부위인 가슴, 엉덩이, 성기 주변 등이다.
그러나 그날 분위기에 따라 성감대는 달라지기 때문에 때에 따라 의외로 머리가 자극을 받기도 하고, 손이나 발가락 등이 반응할 수도 있다. 감각적인 자극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지압 부위는 따로 있다.
마사지 치료사들은 발에서 최소 2군데를 꼽는데, 발목과 아킬레스건 사이 지점과 새끼발가락의 바깥쪽 가장자리에 있는 부위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