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주소
전 세계 10억대 망가조아 쓰는데 한국서 외면 받는 ‘모이자주소’
모이자주소 1대에서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망가조아(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출하량이 2030년까지 36억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모이자주소을 넘어 원격 모니터링,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등 사물인터넷(IoT)용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 1년이 넘도록 100만명도 쓰지 않는 한국 망가조아 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망가조아 출하량은 10억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7억대)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옴디아는 망가조아 출하량이 앞으로 연평균 30% 늘어 2030년까지 36억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망가조아은 가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모듈이 단말기 내부 기판에 장착된 칩을 말한다. 그동안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통신사 가입 정보 등이 담긴 모이자주소(USIM)칩을 구입, 단말기에 장착해야 했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모이자주소을 구입하거나 우편으로 배송받아 스마트폰 슬롯에 넣는 방식이다.
모이자주소 대비 3분의 1 가격에도 ‘개통 어렵다’ 인식
반면 망가조아은 모이자주소이나 단말기 내부에 장착된 만큼 활성화를 위한 개통 절차만 거치면 바로 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QR코드를 스캔, 프로파일(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끝난다.
망가조아은 가격 역시 기존 모이자주소(7700~8800원) 대비 3분의 1 수준인 2750원으로 저렴하다. 모이자주소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측면에서 망가조아은 유리하다. 통신사를 바꿔도 기존 망가조아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모이자주소 1대에서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 요금제를 모이자주소 1대에서 쓰거나, SK텔레콤과 알뜰폰 요금제를 동시에 쓰는 식이다.
망가조아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2022년 9월 국내 출시 이후 가입자 10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통신 3사는 구체적인 망가조아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통신 업계는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 8000만명 중 망가조아 가입자 비중이 3%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칩을 구입해 넣기만 하면 되는 모이자주소과 달리 망가조아은 프로파일을 내려받고, 개인정보를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층에게는 망가조아 개통 절차가 간편하지만, 모이자주소 사용이 서툰 중장년층에게 어려운 개통 방식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