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태전 - 4장 교태전 마마

교태전 - 4장 교태전 마마

M 망가조아 0 2766

교태전 - 4장 교태전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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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장. 교태전 마마






수영은 주막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주막을 나와 궐 안에 들어올 때 입었던 옷을 전부 벗고 궐에서 내린 금박이 수놓인 초록색의 원삼을 입고 스란치마에 다홍치마를 겹쳐 입자 수영은 누가 봐도 가례를 올리는 왕비처럼 보였다.




그렇게 화려한 대례복으로 갈아입은 수영의 머리에는 칠보로 장식한 족두리가 씌워졌다.


궁녀들은 그것이 비빈의 대례복이라고 속삭여줬다.


그렇게 비빈의 대례복으로 갈아입은 수영은 별궁으로 안내받았다.




가례 때까지 별궁에 머문다고 했다. 즉, 이제 주막으로도 집으로도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대로 궐 안의 별궁에 머물다가 가례를 치르고 교태전의 주인이 되는 절차였다.




수영의 집으로는 궐에서 사람을 보내 딸이 왕비가 되었다는 교지를 내릴 것이다.


그녀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별궁에서 가례를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하루아침에 수영의 삶이 송두리째 변했다.




가례를 올릴 때까지 별궁에서 수영이 하는 것은 왕실 법도에 대한 공부였다.


왕실의 어른들에 대해서 배우고, 왕실에서 왕비가 갖춰야 할 몸가짐에 대해 배우는 것은 조금도 어렵지 않았다.


수영은 어려서부터 영특하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외워야 하는 것들은 그 자리에서 외웠고 이해도 빨라서 상궁들이 입이 마르도록 그녀를 칭찬했다.




그러나 별궁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것은 운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삼간택 이후로 수영은 운을 만나지 못했다.




‘가례를 치르고 난 후에야 주상 전하를 뵈올 수 있습니다.’




궁녀는 기다리라고 했다.




임금과 왕비가 얼굴을 마주하는 친영과 문무백관들에게 왕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뢰연을 거친 다음에 가례가 끝나고 그런 다음에 임금의 처소에서 합방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합방에는 큰방상궁들이 함께 한다곧 했는데, 그 말에 수영은 기겁을 했다.


하지만 그게 왕궁 법도라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창피하잖아.”




혼자 앉은 수영이 중얼거렸다.


왕궁법도가 적힌 책을 읽던 중 중얼거리던 수영이 문득 요의를 느꼈다.




“어쩌지?”




궐에 들어와서 수영이 가장 곤란하게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볼일을 보는 일이었다.


뒷간에 가서 볼일을 보면 그게 가장 편하고 좋은데 궐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뒷간이 멀기도 하지만 왕과 왕비, 그리고 왕실의 사람들은 뒷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상궁의 말에 수영은 기겁을 했다.


뒷간을 사용하는 대신에 매우틀을 사용하는 것이다.




매우틀.




오목하고 길쭉하게 생긴 작은 그릇으로, 거기에 볼일을 보는 것이다.


물론 볼일을 보는 모습은 상궁과 궁녀들이 전부 지켜본다. 그게 못할 짓이었다.




‘뒷간에 가는 것이 제일 좋은데.’




수영은 도무지 그것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타인이 보는 앞에서 볼일이라니.


하지만 별궁 안에 뒷간은 없다. 뒷간은 정말 멀리, 멀리 있다.




“저기, 지금 소변이 마려운데.”




어쩔 수 없이 수영이 상궁에게 조심스럽게 말하자 상궁이 얼른 궁녀들을 시켜 매우틀을 대령시켰다.


앞에 놓인 매우틀을 빤히 쳐다보던 수영이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이 치마를 걷고 속바지를 내린 채로 매우틀 위에 쪼그리고 앉았다.


시선들이 너무 신경이 쓰여 수영은 아래만 쳐다봤다.




쪼르르.




소리를 내며 오줌이 졸졸 새어나올 때였다.


유난히 주위가 조용한 것을 느낀 수영이 살며시 고개를 드는 순간 깜짝 놀라 주저앉을 뻔했다.




“저, 저, 전하?”




어느새 수영의 앞에 운이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고, 걸어오는 버선발 소리도 듣지 못했다.


상궁과 궁녀들은 이미 밖으로 나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운이 그녀들을 전부 내보낸 것이다.




“시원하냐?”




운이 짓궂은 미소를 띠고 그녀를 내려다봤다.




시원하냐고?




시원은 하지만 왜 자꾸 볼일을 볼 때 이렇게 마주치는 것일까.




“마저 누거라.”


“.”




마저 누라고 해도 마저 나올 리가 없다.




수영이 얼른 일어나서 속바지를 올리고 치마를 내렸다. 그리고 버선발로 매우틀을 슬금슬금 밀어 구석으로 보냈다.


매우틀에 찰랑거리고 있는 것을 운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잘 있었느냐?”




삼간택 이후로 운을 보는 것이 처음이다.




“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수영이 대답하자 그런 그녀의 앞에 운이 바짝 다가앉았다.




“부부 금슬이 왕비의 제일가는 덕목이라고 하더니. 그래, 이제 그 덕목을 잘 해낼 수 있겠느냐?”


“그, 그건.”




운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수영의 귀가 달아올랐다.




밝은 대낮에 보니 더 잘생겼다.


수영은 운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이 있다.


왜 하필 자신인지 묻고 싶었다.


자신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었는지 묻고 싶다.




“왜 물어보지 않느냐?”


“네?”


“왜 너인지.”




그런데 묻기도 전에 운이 먼저 물어왔다.




“물어봐도 되는 건가요?”


“당연히 괜찮지.”




“그러면 전하. 왜 저를.”


“싸움을 잘해서?”


“.”




수영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머리채를 잡고 싸웠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잘 눠서?”


“전하…… 그러지 마시어요.”




“그냥, 예뻐서다. 다른 이유가 필요한 것이냐?”


“네?”




거짓말.


자신은 그렇게 예쁘지 않다.




“내 눈에 예쁘게 보이더라. 그냥 모르는 처녀가 있구나 하고 봤는데, 가만히 보니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다른 이유가 필요한 것이냐? 첫눈에 예쁘게 보이고, 돌아서도 눈 안에서 자꾸 맴도는데 그거면 족하지 않겠느냐. 


네가 왕비의 덕목으로 부부 금슬을 말한 것처럼 내가 너를 택한 이유가 네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그런 말은 안 되는 것이냐?”




운이 수영의 입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며 운이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봤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꿀이 떨어지는 눈동자를 가진 사내가 또 있을까.




“딱 보는 순간 너라는 생각이 들었지.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그걸 왜 모르겠느냐.”


“정말…… 인가요?”


“내 눈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으냐?”




거짓말이라면 그 주막까지 운이 찾아와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거짓말이라면 운이 자신을 삼간택까지 이끌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영은 운을 믿는다.


이 사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거짓은 없다.


사람의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만 마음은 마음이 느낀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수영도 자신의 마음을 믿는다.


이 사내를 보면 두근거리는 마음을 믿고, 자신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이 사내의 말을 믿는다.




아직 자신은 이 사내를 잘 모르고 이 사내는 자신을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시간이 많이 있다.


그 많은 시간을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행복을 쌓아나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더 많이 알아가며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합방까지 어떻게 참지?”




운이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네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박고 빨고 싶은데, 그때까지 어떻게 참을까.”


“전하.”




지금이라도 저를 안을 것처럼 다가오는 사내의 얼굴에 수영이 숨을 삼켰다.


가슴이 간질거렸다.


속바지가 안쪽이 축축해지는 것이 자신도 이 사내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진짜, 합방 때까지 어떻게 참지?


그것이 난제였다.






가례는 삼간택의 마지막 날로부터 한 달 하고도 열흘이 지난 후에 치러졌다.


문무백관들이 보는 앞에서 성대한 가례가 치러진 다음 수영은 대례복을 입은 채로 교태전의 우측 방으로 옮겨갔다.




무거운 가채를 머리에 쓰고 치르는 가례는 힘들었지만 이제야 겨우 기다리고 기다리던 합방을 하게 되었다.


교태전의 두 개의 침전 중에서 평소에 쓰던 방이 아니라 우측 방이 초야를 위한 신방으로 준비되었다.




이미 촛불이 밝혀져 있고 붉고 흰 금침이 반듯하게 깔려 있는 상태였다.


다소곳하게 앉아 있던 수영은 방문이 열리며 촛불이 흔들리자 얼른 고개를 숙였다. 운이 들어선 것이다.




처음도 아닌데 처음인 것처럼 숨이 막혔다.


운이 들어서서 그녀의 앞에 앉자 그때까지 앉아 있던 상궁들이 밖으로 나가는가 싶었는데, 나가는 것이 아니라 천장에서 발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상궁들은 안 나가나요?”




수영이 운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처음엔 다 저러는 것이다.”




그러자 운도 속삭임으로 화답했다.


상궁들이 합방의 증인이 된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발이 쳐져 있다고 해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보고자 하면 다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소리는 어쩌란 말인가.




“너무 좋으면 주위의 신경 쓰이는 것들은 다 잊기 마련이다.”




운이 수영이 입고 있는 대례복을 한 꺼풀씩 벗겨나갔다.




“너무 많이 껴 입고 있지 않느냐.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어서 죽이려는 것도 아니고.”




운의 말에 수영이 웃음을 터트렸다.


웃다 말고 발 뒤의 상궁들을 생각해서 다시 살짝 웃음을 멈췄다.


입은 옷이 많다고 신경질을 부리던 운이 기어이 수영의 옷을 전부 벗겼다. 그러고는 수영을 쳐다봤다.




“내 옷은 네가 벗겨줘야지.”


“그건.”


“너도 옷을 벗기는 것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때 발 뒤에서 상궁이 기침을 했다. 그제야 운은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한 것인지 깨달았다.




“중전도 나처럼 옷을 벗기는 것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소.”




수영에게 ‘너’라고 말한 것 때문에 상궁이 눈치를 준 것이다.




점잔을 빼며 ‘중전’이라고 말하는 운을 보며 수영이 손으로 입을 막아 웃음을 겨우 가렸다.


웃음이 자꾸만 나오려는 것을 참으며 수영이 운의 의복을 한 겹씩 벗겼다.




그 밤에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운의 벗은 몸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잘 단련된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이 그 가슴을 손끝으로 살짝 만져봤다.


강철을 만지는 것처럼 단단했다.




“더 만져 보아라.”




운이 수영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그의 속삭임에 수영이 그의 가슴에서 복부까지 손을 미끄러뜨렸다. 복부도 단단했다.




“더 아래까지.”




망설이던 수영이 운의 바지를 살짝 끌어내리고 그 안에 손을 넣었다.


그러자 손에 단단한 것이 만져졌다.




그건 뜨겁고 미끈거리면서도 단단했다.


얼마나 굵은지 한 손으로 쥐는 것이 어려웠다.


이것이 저번에 제 몸 안에 들어와 제 안을 가득 채웠던 그것이라는 걸 수영도 알고 있다.


그것이 수영의 손바닥 안에서 꿈틀거렸다.




“수영아.”




그녀의 이름을 속삭이며 운이 그녀를 금침 위로 쓰러뜨렸다.


그의 아래에 깔린 수영의 위로 사내의 체중이 짓눌러왔다.


사내와 살결이 겹쳐지며 수영의 숨이 막혔다. 가랑이 안쪽은 벌써 축축하게 젖은 지 오래였다.


이 사내를 생각만 했는데도 벌써 아래가 욱신거리며 달아올랐다.




“으응.”




몸을 겹친 사내가 그녀의 입술을 탐해왔다.


사내의 입술을 맞물린 채로 혀를 얽으며 수영이 아주 잠깐 발 너머를 쳐다봤다.


상궁들은 고개를 내린 채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타인이 있는 곳에서 정사를 치른다는 것이 창피하지만 운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창피한 것보다는 그가 제 위에 있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운의 혀가 제 혀를 휘감고 빨아올리고 있고, 제 하체를 운의 음경이 꾹꾹 찌르고 있다는 것이 더 신경 쓰였다.


쳐다보고 있는 상궁들은 별것 아니었다.




“아!”




수영이 가쁘게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젖혔다.


그녀에게서 입술을 뗀 운이 그녀의 다리를 잡아 벌리며 축축하게 젖은 구멍 안으로 음경을 밀어 넣은 것이다.




“하윽!”




운의 음경이 제 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수영이 그의 목에 팔을 휘감았다.


뜨거운 숨을 흘리는 것은 수영만이 아니었다. 운도 뜨겁고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 순간을 계속, 미치도록 간절하게 기다려온 것이 저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수영이 기쁘게 사내를 받아들였다.


사내와 닿은 살갗이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웠다.




“하윽! 아! 아아아!”




수영이 허리를 흔들며 신음했다.


상궁들이 있다는 것도 잊고 허리를 흔들며 교성을 질렀다.




운도 마찬가지였다.


잔뜩 흥분한 운이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며 사납게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너무 오래 기다렸던 탓에 전희도 잊었다.


전희는 두 번째에 하면 된다.


지금은 몸에 붙은 급한 불을 꺼야 한다.




하루만 더 늦어졌어도 운은 아마 별궁으로 야밤에 침입해서 수영이 오늘 가례에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해댔을 것이다.


아니, 실제로 그러려고 했지만 이현과 이영 형제가 앞을 가로막고 그러면 안 된다고 간청을 해서 겨우 참았던 차였다.




“하윽! 아! 전하! 전하! 아아!”




제 품 안에서 아찔한 신음을 교태롭게 흘리는 수영을 끌어안고 운이 허리를 쳐올렸다.


끈적한 열기가 음경을 녹일 듯이 조여댔다.




그녀의 좁은 구멍을 찢을 것처럼 벌리며 운이 음경을 쑤셔박았다. 좁은 속주름이 제 음경을 놓아주지 않는 것을 운도 느꼈다.


그녀의 열기가 온통 운에게 스며들었다.




“으윽!”




짧고 거친 신음을 흘리며 운이 수영의 안에서 절정을 맞이했다.


하지만 절정은 짧았다.




“하아.”




긴 숨을 내쉰 운이 그녀의 다리를 잡아 들어올렸다.


무릎을 접고 들어 올린 채로 운이 제 무릎도 세웠다.


그리고 시들기는커녕 여전히 단단하게 흥분해 있는 음경을 그녀의 축축한 구멍 안에 쑤셔박았다.


깊은 곳까지 음경을 쑤셔박으며 허리를 쳐댔다.




제 아래에서 수영의 몸이 애처롭게 흔들리는 것을 보며 운이 더 흥분했다.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며 그녀의 안에 씨앗을 쏟아부었다.


그녀의 다리가 제 허리에 휘감기자 운이 더 흥분했다.


아마 상궁들은 밤새도록 저곳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왜냐고?




운은 밤새도록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새벽이 올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사흘, 아니 나흘 동안은 이 교태전에서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나흘간은 조정이 임금 없이 굴러가라고 하자.


그때까지는 이 교태전 안에서 사랑스러운 처녀와 함께 밤낮으로 뒹굴 생각이다.


‘부부 금슬이 좋아야 백성도 편안해지는 법’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고집을 한번 부려볼 생각이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 부부 금슬이 좋아야지.


왕비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야지.




그렇게 각오 아닌 각오를 하며 운이 제게 안겨오는 사랑스러운 처녀를 끌어안고 뒹굴었다.


그날, 임금의 합방에 참석한 상궁들 중에서 무릎이 저린 나머지 쓰러져 실려 나온 상궁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교태전의 주인이 정해진 다음, 임금이 교태전으로 발걸음을 하는 날은 매일 이어졌다.


임금은 매일같이 교태전으로 왔고, 그러면 그날 교태전의 상궁들은 밤새도록 바빴다.


강녕전의 상궁들이 편해진 대신에 교태전의 상궁들이 바빠졌으니, 이는 임금 내외의 부부 금슬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임금이 교태전에만 드나드는 탓에 더 이상 미행을 나가지 않아 이현 이영 형제가 편안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여담으로, 왕비의 친정 부모는 여전히 시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서당을 한다고 했다.


한양이 싫으니 한양으로 오지 않고 시골에서 아이들이나 가르치겠다는 왕비의 양친, 그러니까 부원군과 부부인을 임금도 딱히 고집스레 불러들이지 않고 다만 그 생활을 윤택하게만 도왔을 뿐이다.




임수영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주막 주모에게도 때 아닌 상이 내려졌으니, 이번 간택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왕대비뿐이었다고 한다.




삼간택에서 떨어진 처녀 두 명은 어찌되었냐고?




원래는 후궁으로 들여야 하지만 임금이 특별히 그녀들에게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재물을 주어 궐 밖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또한 그녀들에게 사면을 내려 혼인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었다고 한다.




임금이 금슬 좋은 왕비와 교태전에서 사랑하며 생산한 자식의 숫자는, 아직은 미정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도 여전히 불같이 뜨겁기 때문이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고 한다.


장안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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