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여인

빗속의 여인

M 망가조아 0 2774

빗속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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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비가 억수로 내렸다.


아침부터 지척이며 내리든 비가, 오후를 알리는 시보를 따라 약속이나 한 듯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쏟아 부었다.


차 속에 우산을 둔 채, 갑자기 쏟아지는 비속에 주춤거리다, 함빡 비를 뒤집어쓴 나는, 엉겁결에 자그마한 빌딩이 이어진 통로로 뛰어들었다.


잠깐 사이에 러닝셔츠에까지 빗물이 스며들었다.




함초롬히 비를 뒤집어쓴 나처럼 빗물에 흠뻑 젖어서, 빗방울이 뚝뚝 떨어뜨리며 정신이 없이 뛰어든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도 엉겁결에 비를 피하려 뛰어들다가 나와 부딪치고 말았다. 나도 당황했거니와 그녀는 내게 밀려 놀래며 넘어지고 말았다.


얼른 그녀를 부축하였으나 이미 바닥에 주저앉은 뒤였다.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앉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부드러운 탄력이 짜릿하게 전해왔다.




"미안합니다. 이거......."




말도 못 하고 쩔쩔매는 그녀를 보며 미안해했다.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고개를 까닥한 후 얼른 돌리고는 핸드백에서 손수건을 꺼내 닦기 시작했다.


흠뻑 젖어서 빗물을 훔쳐내는 모습이 그냥 보기가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이런 풍경이, 레코드 가게에서 들려오는 채은옥의 "빗물"처럼, 어찌 낭만적이라고만 할 수 있으랴.




베이지색 원피스가 뽀얀 우윳빛 살결과 잘 어울리면서 비에 젖어 착 달라붙은 그녀의 몸매는 단정치 못한 모습으로 흐트러져 있으면서도 원숙한 육감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늦가을의 빗물은 꽤 써늘하게 살갗을 파고들어서 그녀의 입술을 파란 크레파스로 푸르스름하게 그려놓았다.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며 하얀 목덜미를 타고 든 다소 무례한 빗물을 연신 훔쳐내고 있었다.


봉긋한 가슴 사이로 파고든 빗물이 브래지어를 적셨던 모양이었다.


머릿결도 흠뻑 젖어서 아직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점퍼를 벗어 대충 훔친 뒤, 문득 뒷주머니에 손수건이 챙겨져 있다는 생각에 미쳤다.


개어둔 채 뒷주머니에 숨겨져 있던 손수건을 꺼낸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 앞으로 가만히 내밀었다.




"이걸 쓰시겠습니까?"




동그란 눈이 놀랍다는 듯이 커졌다.




"아, 아뇨, 괜찮아요."




몸을 사리며 수줍어했다.




"괜찮은 걸로 하자면 이쪽은 더 그렇습니다. 깨끗한 수건이니 쓰셔도 좋습니다."




그녀의 앞에 내밀며 눈을 마주 보았다.


잠깐 망설이는 듯하더니 경계하듯 조심스럽게 살피고, `어떻게 할까?` 하고 주저하더니, 마음을 정한 듯 두 손을 모아 받으며,




"감사합니다. 미안해서........"


"천만에요. 거절하면 어쩌나 했어요."


"고마워요. 친절에......."




고개를 까닥하며 조금 마음을 놓은 듯, 미소가 얼굴에 퍼졌다.


나쁘지 않은 인상으로 자상하게 마음을 써준, 나의 친절한 태도가 가라앉은 그녀의 기분을 조금은 들뜨게 한 것은 아니었는지, 눈길을 마주치지 못하고 얼굴을 붉혔다.




젖은 머릿결에서 싱그러운 냄새가 났다.


라면처럼 볶아 놓은 그녀의 파마머리는 전형적인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베이지색 원피스가 그녀의 하얀 살결과 더불어 잘 어울렸다.


비를 맞은 뒤의 물기를 함빡 먹은 풀처럼, 의외로 그녀는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35쯤 되었을까? 어딘지 모르게, 은은한 향기를 품은 여성이었다.


가슴과 엉덩이의 곡선이 이제 막 다가온 중년의 원숙함을 과시하고 있었고, 보기 좋은 모습으로 여성의 선을 그려내고 있었다.


하얀 살결이 눈에 시렸다.




"고맙습니다. 죄송해서 어쩌지요? 빨아 드릴 수도 없고........"




젖은 수건을 쥐어짜고, 가지런히 접어서 내밀며 그녀가 말했다.




"천만에요, 도움이 됐는지요?"


"미안해서 어쩌나. 쓰시지도 못하고 제게 주어서....."




그윽한 눈으로 고마움을 대신하며 미안해했다.




"뭘요, 도움이 됐다니 기쁩니다. 정 미안하시면 커피나 한잔 사주셔도 됩니다."




이대로 헤어지기가 어쩐지 아쉬워서 말을 걸어 그녀의 반응을 은근히 떠보았다.


잠깐 망설이는 듯 생각하더니, 뜻밖에 선선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




의외의 대답에 다소 흥분하여 비속을 뚫고 얼른 차에 있는 우산을 가지고 왔다.




"자, 가실까요?"




그녀를 보호하듯 우산을 받쳐주고 내 차 쪽을 향해 나란히 걸었다.




심술궂은 빗줄기는 제 마음대로 그녀를 향해 뿌려댔다.


우산을 세워도 보고, 낮추어도 보면서 빗방울이 그녀에게 튀지 않도록 신경을 쓰느라고 정작 나는 비에 또다시 젖고 말았다.




"죄송해요. 비에 다 젖으시겠어요. 이쪽으로 더 다가서세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이왕에 맞은 비, `더 젖으면 어쩌랴.`하는 심정이었다.




줄기차게 퍼붓던 빗줄기는 변덕을 부리며 가늘어졌다가 금세 험상궂은 얼굴로 세차게 뿌려댔다.


그녀에게 바짝 붙었다.


젖은 몸이 몇 번이나 부딪혔다.


탱탱한 탄력이 기분 좋은 느낌으로 전해왔다. 옴팍하게 고인 물을 둘이서 발을 맞추고, "이영차." 하고 뛰어넘었다.




`기웃둥`하고, 중심을 흐트러뜨린 그녀의 허리를 재빠르게 잡아 세웠다.


발그레해진 그녀의 볼이 능금처럼 익었다.




차 문을 열고, 차에 오르기를 권했다. 동그란 동공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우선 타시죠. 빗줄기가 거셉니다."




미쳐 대답할 사이도 없이 차 안으로 밀었다. 엉거주춤 그녀가 차에 올랐다.




빗방울을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테이프를 갈아 넣었다.


대중가요나 팝송을 구분하지 않고 서너 개 식을 녹음해두고 항상 즐겨듣곤 했었던 참이었다.




해리 닐슨의 "Without You"가 흐르기 시작했다.


잔잔한 선율이 촉촉하게 마음을 적셔왔다.


거울을 보고 이리저리 비치어보더니 대충 화장을 다듬던 그녀가 어느 틈엔지 리듬에 맞춰 발을 까닥이고 있었다.


유익종의 노래가 이었고, 노랫말처럼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 도` 좋은 사람이었다.




멜라니 사프카의 "The Saddest Thing"이 애잔하게 흘렀다.


터질듯한 사프카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호소하듯 몸짓했다.




그녀의 눈에 언뜻 눈물이 비췄다.


젖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발라내었다.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었다.


눈물로 글썽한 눈이 슬픔을 머금고 올려다보았다.


슬픔이 진하게 배인, 그녀의 얼굴이 선하게 다가왔다.




"Rose"라고 이름 붙은 카페 앞에 차를 댔다.


장미 문양이 큼직하게 걸린 문을 지나, 그녀의 손을 잡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Memory"가 카페안에 흘렀다.


가냘프게 이어지다가, 격정적인 볼륨으로 열창하는 바바라 스트 라이샌드의 목소리가 카페 안을 출렁이게 했다.


의자를 밀어 앉기를 권했다.


감사의 표정과 함께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를 했다.




그녀는, 그녀에게서만 느껴졌던 품위와 우아함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기 시작했다.


오만하지도 않았고, 경박스럽지도 않았으며, 대화하는 도중 서로의 의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말을 이어가는 솜씨나 언어의 구사에서 상당한 교양을 갖추고 있음을 은연중에 보여주었다.


오히려 그녀 쪽에서 대화를 주도하고 있었고,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쪽이었다.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의견을 간단하면서 조리 있게 표현하면서, 상대방의 동의를 자연스럽게 얻어내곤 하였다.




새로운 호기심이 강하게 일어났다.


찬찬히 그녀를 관찰하며, 이런 여성이라면 사귀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이긴 하지만 친구도 될 수 있을 법한 여성임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엷은 그늘 속에서, 잠깐씩 멍하게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의 보호본능을 일깨워 주곤 하였다.


`이 여자를 놓치지 않으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찻잔 속의 진한 커피 향처럼 이끌리는 그녀의 은근한 매력에 나 자신도 놀라고 있었다.




소녀처럼 맑은 눈동자를 빨리듯 한참씩 들여다보았다.


그녀도, 나도, 서로의 주변에 관하여 묻지도 않았다.


성도, 이름도 사는 곳도, 싱글, 더블 이런 것조차도 전혀 화제의 대상이 아니었다.




거기까지가 우리의 예방선 이었고,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우리는 서로 보호막을 쳤고, 그런 생각은 이심전심으로 서로 느끼고 있었다.




그랬었다.


우리는 서로를 "빗속의 남자" 그리고 "빗속의 여인"으로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상대를 만나기도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오늘 같은 날에.`




결코 가벼운 상상은 아니었으나, 우리는 거의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었고, 상대방의 느낌을 진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자상하게 마음을 써 준 내게 감사했고, 빗속을 뚫고 우산까지 가져다 바쳐준 내 마음 씀씀이에 감격하는 듯했다.


마음은 촉촉하게 젖어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동이었다.


그것도 남성 쪽의 부드러운 유혹이 적절히 배합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던 것이었다.


헤이즐넛의 은은한 향기처럼, 아주 부드럽고 은근한 유혹이야말로 흔들리고 있는 그녀의 마음을 잡아 놓을 수 있음에, 아마 틀림없으리라.




피아노의 전주가 감미롭게 흘렀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 잔잔하게 흘렀다.


소녀처럼 턱을 괴며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는 그녀 모습이 넓은 유리창에 반사되어 은은히 비추었다.




바람 속으로 걷지는 않았지만, 뚫고는 왔었다.


마른 꽃도 그런대로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외로움도 서로 마음껏 마시고 있었다.




여자는 참으로 중년여성의 심리를 잘도 그려내었다.


그윽한 눈빛을 마주하며, 곡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말이 없었다.


헤이즐넛의 진한 향을 입안에 가득 담았다.




언뜻 그녀의 눈가에 다시 이슬이 맺혔다.


금세 눈물이 글썽해지며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물은 나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녀 곁으로 다가간 나는 손수건으로 가만히 눈물을 닦아주었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돌렸다.


내 손을 가만히 밀어냈다.




그녀의 손끝을 느꼈다.


젖은 그녀의 머릿결에서 풋풋한 과일 냄새가 났다.




그녀의 고개를 내 쪽으로 마주하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부끄러움에 발그레해지면서도 가만히 맡기고 있었다.


내려다보는 내 시선이 뜨거웠는지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젖은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눈물이 글썽한 눈을 마주 보고, 마음속으로부터 솟구친 따뜻한 정감이 두 사람의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렸다.




내 가슴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당겼다.


그녀의 몸이 기대왔다.


손을 꼭 쥐여주며 안았다.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었다.




"바람도 쐬고 드라이브도 할 겸, 아주 분위기 좋은 곳으로 옮기지 않으시겠어요? 제가 이번에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정중하게 권했다.




사실, 어디엔들 이곳보다 분위기 좋은 곳이 있겠느냐 싶었으나, 그건 문제가 아니었고, 그녀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웃음으로 대답해 주었다.




의자를 당겨서 그녀가 일어서도록 배려해 주었다.


봉긋하게 솟구친 가슴이 원피스 속에 착 달라붙어, 알맞게 볼록한 엉덩이와 잘 어울리고 있었다.


젖은 옷 속에서 그녀의 내음이 코끝을 언뜻언뜻 스쳤다.




그녀를 데리고 커피숍을 나섰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차창을 거칠게 때리는 빗속을 헤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만히 손을 맡기고 있었다.


차갑게 굳은 손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따뜻하게 만져 주었다..


내 손을 살짝 쥐었다.




그녀가 뭐라고 말할 듯하다가 고개를 숙이고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허벅지 위의 탱탱한 감촉이 못 견디게 좋게 느껴왔다.


넓적다리 위로 얹은 내 손을, 그녀가 두 손으로 감싸며 꼭 쥐여 주었다.




빗줄기가 너무 거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잠시 비가 멎기를 기다리며 도로 한 쪽에 차를 세웠다.




번개가 번쩍번쩍하며 지나갔다.


천둥이 굉음을 내며 다가왔다.


비명을 지르며 내 팔에 매달렸다.


그녀의 등을 토닥거려주자 내 품을 파고들었다. 가슴이 팔딱팔딱 뛰며 놀란 그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괜찮아요. 무서워하지 말아요."




불안에 떠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입술을 찾아 가만히 덮었다.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그녀의 입술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따뜻한 혀가 그녀의 입술을 열었다.


조금씩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파고들었다.


가지런하게 늘어선 건반을 부드럽게 연주하듯 지나갔다.




따뜻한 타액을 불어넣었다.


혀끝이 닿으며 뱀처럼 서로 휘감았다.


달콤한 샘물이 솟구쳤다.




긴장으로 굳어진 그녀의 몸이 조금씩 풀렸다.


나긋한 그녀의 혀가 들어왔다.


샘물을 목마른 듯 찾았다.




그녀의 샘 속으로 달콤한 샘물을 흘려 넣었다.


달콤한 내음으로 가득 찼다.




봉긋한 젖무덤이 손에 잡혔다.


브래지어 속으로 몽실몽실한 젖가슴을 만졌다.




젖꼭지를 꼭꼭 누르듯 만지며 점점 딱딱하게 굳어가는 그녀의 반응을 즐기며, 브래지어를 조금씩 밀어 올렸다.


두 개의 봉오리가 가쁜 숨으로 들썩이고 있었다.




말랑말랑했던 봉오리가 단단해지며 긴장하고 있었다.


위로 쓸어 올리며 누르기도 하고 단단해진 젖꼭지를 꼬집듯 쥐어도 보았다.




"으으음."




반응이 왔다.




원피스의 앞섶을 헤치며 얼굴을 댔다.


부드러운 살결이 출렁였다.




비단처럼 고운 길을 따라 달콤한 수밀도를 핥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이 뒤틀렸다.




앞섶으로 드러난 젖꼭지를 물었다.


딱딱한 젖꼭지가 고개를 쳐들고 수줍은 듯 기다리고 있었다. 


살짝 깨물었다.


혀끝을 세워 슬슬 돌렸다. 


살짝살짝 물고 비벼보았다.




"하아. 하아."




목을 안고 몸을 비틀며 그녀는 하얀 숨을 몰아쉬었다.


세찬 빗줄기는 그 위세를 잃지 않고 줄기차게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의자를 뒤로 밀고 그녀를 눕혔다. 


그녀의 몸이 길게 펴졌다.




그녀 쪽으로 몸을 살며시 실었다. 


힘차게 솟구친 내 물건이 그녀를 압박했다.


짓눌린 그녀의 신음이 빗줄기 소리에 묻혔다.




원피스 자락을 들치어 올렸다.


하얀 종아리와 매끈한 속살이 뽀얀 우윳빛으로 수줍은 듯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 팬티 속에 거무튀튀한 실루엣이 할짝거리고 있었다.


한쪽 다리를 세우고, 매끈한 허벅지에 입술을 댔다.


혀끝으로 핥기 시작했다.




그녀의 신음이 갑자기 높아졌다.


발끝은 세워지고 온몸이 긴장해서 부드러운 혀끝에 떨고 있었다.




무릎, 그리고 그 안쪽을 핥자, 그녀의 몸이 휘었다.


가쁜 숨을 할딱이며 내 목을 감아왔다.


허벅지 안쪽을 부드럽게 혀로 밀어 올리며 그녀의 벌어진 사타구니를 탐색해갔다.




원피스 자락을 활짝 걷어 올렸다.


그녀도 엉덩이를 살짝 들고 거들었다.




팬티에 쌓인 그녀의 음부가 온통 드러났다.


펑퍼짐한 엉덩이 사이에 두 다리가 만나는 곳, 바로 이곳, 정겨운 삼각주가 탐스럽게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 삼각주에 얼굴을 묻었다.




코끝에 비릿한 살 내음이 전해왔다.


까만 음모가 비죽이 비쳤다.


촉촉하게 물을 흠뻑 먹은 모습으로, 검은 실루엣이 애타게 떨고 있었다.




도톰한 수풀을 핥기 시작했다.


짭짤한 맛이 혀끝에 돌았다.


시큼한 내음이 비릿하게 혀를 감았다.




갈라진 틈 사이를 겨냥하고 혀끝으로 찔렀다.


용수철 튀듯 그녀가 몸을 세우며 내 머리를 잡았다.


젖은 팬티 속이 다시 흐느끼므로 적셨다.


꽃술인 듯, 볼록한 돌기를 물고 흔들었다.




"하악. 하아악."




몸을 떨더니 기쁨의 샘물을 쏟았다.




그녀의 음부를 잘근잘근 씹었다.


새우처럼 그녀의 몸이 얽혔다.




고무줄에 손을 비집어 넣었다.


팬티를 슬금슬금 끌어 내리자 엉덩이를 들며 다리를 모아주었다.




까만 수풀이 드러났다.


바깥 날씨처럼 여기도 비바람에 흠씬 젖어있었다.




수풀이 물기를 머금고 옆으로 누웠다.


잡초를 헤치고 발갛게 농익은 꽃잎을 갈라보았다.




자그마한 돌기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꽃술을 혀로 굴리며 쓸며 감았다.




"학. 하악."




엉덩이가 들썩였다.




꽃잎이 갈라진 사이를 혀로 핥았다.


발갛게 붉힌 속살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머리칼을 갑자기 당기며 몸부림쳤다.




희멀건 쌀뜨물을 흘려냈다.


솟구치는 쾌감에 꽃잎이 바르르 떨었다.


그것은 살아있는 홍합이었고, 즐거움에 소리치는 말미잘이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이따끔 지나가는 자동차는 뿌연 물보라를 일으키고는 횅하니 내빼는 것이었다.


차창에는 세차게 쳐대는 굵은 빗방울이 우리들의 정사의 보호막이 되어주었다.




그녀의 신음은 빗줄기가 연주해내는 교향악의 아주 작은 부분의 하나였다.




질펀한 그녀의 삼각주를 조심스레 닦아냈다.


빨간 동굴 아래 촌색시처럼 수줍은 듯 숨어있는 뒷문을 타고 흥건하게 쏟은 감액이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까만 숲이 다시 생기 찬 얼굴로 다가왔다.


음순은 부풀 대로 부풀었고, 살짝 처진 꽃술이 뻘건 입술을 열고 헐떡이고 있었다.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빳빳한 채로 벌겋게 달아오른 뜨거운 놈을 꽃잎에 댔다.


그녀가 부르르 떨었다.




꽃술을 살살 건드렸다.


양쪽으로 꽃잎을 가르고 질구를 찾아 슬며시 찔러 들어갔다.


그녀가 다리를 활짝 열고 육봉을 맞이했다.




좁은 동굴을 살살 밀고 들어갔다.


대가리가 쏙 숨었다.




그녀의 신음이 높아졌다.


찌르는 듯하다가, 방망이를 빼고는 꽃잎과 꽃술에 대고 슬슬 비볐다.


그녀가 안타까워하며 앓는 소리를 질렀다.




다시 공격했다.


대가리가 흠씬 물을 먹었다.


이번에는 방망이를 반쯤 박아 넣었다.


슬슬 방아질을 시작했다.




진퇴를 시작했다.


그녀도 내 목을 감고 율동에 맞추어 엉덩이를 움직였다.


진퇴가 점점 빨라졌다.




그녀의 숨소리가 한층 가빠졌다.


그녀의 동굴 속을 세차게 때렸다.


나의 애마 부인(차)도 우리의 율동에 덩달아 출렁였다.


동굴 속이 쏴 하고 비가 들이쳤다.




그녀의 몸이 세워졌다.


가쁜 숨은, 앓는 소리로 무슨 소린지 토했다.


그녀의 손톱이 고양이처럼 할퀴었다.




나긋한 혀가 밀고 들어왔다.


달콤한 냄새가 들이쳤다.




그녀의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엉덩이를 바짝 세우고, 위에서 찍듯이 내리박았다.


그녀의 비명이 빗줄기 속으로 날카롭게 퍼졌다.




한자(漢字) 공부를 시작했다.


하늘 천(天), 따아 지(地)를 그리며 허리를 세우고 그녀의 동굴 속을 휘저었다.


일필휘지(一筆揮之), 한석봉의 필체로 갈겼다.




검을 현(玄), 누르 황(黃) 옆으로 늘리고, 길게 그리며 점을 찍고, 붓끝을 세워서 비점(批點)도 빠뜨리지 않고 퉁기듯 허리를 놀렸다.


평사낙안(平沙落雁)이고, 용사비등(龍蛇飛騰)의 필체로 힘주어 그렸다.




사실 한자 공부란, 석봉(石峰) 한 호(韓 護)의 천자문(千字文)연습을 의미하며, 이 방면에 정통(?)했던 대학 시절의 선배로부터 그 비결을 전수 하였다.




음담패설(淫談悖說)에 관한 한, 우리 과에서 독보적인 존재였고, 숱한 무용담(?)을 자랑했으며 자타가 인정했던 그 시절의 명물(名物)이었던, 과 선배에게, 코가 비틀어지도록 술을 사주고 전수(?) 한 비방(秘方)이었다.




우리는 감탄을 하면서, 그 선배에게 모종(?)의 존경심까지도 느끼고 있었다.


선배 가라사대, "여자하고 그걸 할 때, 천자문을 쓰되 일백 자(100자)를 쓰고, 구천 일심(九淺一深) 하되 일백 번 하라."고 하면서 의기양양하여 열변을 토하였던바, 그 방면에서는 도통(?)했던 그 선배의 설법에 감탄하며 경청하곤 했었다.




그 뜻을 풀이하면 대충 이러했다.




"우선, 여자의 질 속에 육봉을 꽂고 난 후는, 한자를 쓴다고 생각하고 허리를 돌리면, 질 속의 구석구석을 고르게 휘젓고 찌를 수 있다는 것이고, 여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니 바로 감창이고, 이것이 천자문 연습의 비결이고, 다음은 아홉 번은 얕게 찌르고 한번은 깊게 찔러서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러면 여자의 애간장을 녹이고 이를 따라 엉덩이가 들썩이면서 율동에 맞춰 엉덩이를 돌려대니 바로, 요본이고 구천 일심의 요체라는 것이었다.




그리하고, 한번 할 때마다 이를 악물고 일백 자(100자자)씩을 채워 쓰고, 일백 번을 찌르고, 이를 거듭하다 보면 여자의 혼을 빼서 반쯤은 죽이게 된다."라고 일찍이 그 선배는 설파했던 것이었다.




아무튼 선배의 전수해 준 대로 부단한 노력을 하였던바, 이제는 어느 정도 이력이 나서 착실하게 실습에 적용(?)하여 상당한 효과를 확인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갈지(之)자를 수십 번을 쓰고 쓰면서 몇 번인지 그녀를 선배의 전수한 대로 반쯤은 녹였다.


좁은 차 속에서의 색다른 스릴에 도취했고, 선배의 교습대로 천자문의 효과도 상당하여 엉덩이를 흔들며 휘어 감기고, 울부짖듯 교성을 지르며 몇 번씩이나 그녀는 몸부림쳤다.




흥건하게 음액을 쏟았다. 질 속으로 힘차게 용암을 분출했다.


찍어대듯 박아 넣으며 동굴 속을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 채웠다.




끈적끈적하게 젖은 그녀의 몸덩이가 몸부림치며 희멀건 눈물을 흘려냈다.


몇 번인지 그녀는 몸부림치며 떨었다.




차 문을 뚫을 듯 세차던 비바람도 가늘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발갛게 상기된 그녀의 볼이 격정의 여진을 하얀 숨으로 몰아쉬며 잔잔하게 음미하고 있었다.




잘 익은 석류처럼 벌어진 입술을 찾아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비죽이 내민 그녀의 젖꼭지가 검붉은색으로 얼굴을 붉히고 단단하게 굳어있었다.


음탕한 모습을 한 채 그녀는 눈을 감고 숨을 쌔근쌔근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귓불을 가볍게 빨아주고 잘근잘근 씹었다.


그녀가 옴츠렸다.


아무렇게 내던져진 그녀의 팬티로 눈물로 가득 찬 가랑이 사이를 닦아주었다.


부끄러운 듯 다리를 옴츠렸지만, 애무하듯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까만 수풀을 물기를 한껏 머금고 길게 누웠다.


양쪽에 부푼 꽃잎은 분홍색으로 요염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위쪽 꽃술도 내숭을 떨며 새침하게 토라져 있었다.




깊숙한 동굴은 눈물로 범벅을 한 채 빨간 속살을 감추었다.


빠끔히 그 아래 작은 동굴이 수줍은 듯 내다보았다.




..........................................................




격정의 밀물이 썰물처럼 빠져서 나가고, 젖은 팬티를 끼워 입혔다.


원피스 자락을 내리고 머리를 쓸어 만지며 립스틱으로 엷게 그리던 그녀가 부끄러운 듯 말했다.




"저,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시죠?"


"아, 아뇨, 천만에요."


"처음 만나서.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도 꿈만 같습니다. 그쪽 분에 정신을 뺏겼나 봐요."




추켜세워 주는 말에 기분이 좋은 듯,




"고마워요. 예쁘게 봐주시니."


"원래 이쁜 분이에요, 지어낸 말은 분명 아닙니다."




미소가 잔잔히 번졌다.




"죄송해요.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뿌리칠 수도 있었는데."


"제가 놔주지 않았을 걸요, 아마."


"감격했어요. 그 친절에, 나도 모르게 기댔어요."




입을 가리고 조용히 웃으며, 곱게 흘겼다.




"그런데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우산도 없이."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아하, 그렇군요."




"별건 아니었어요. 돈도 많지도 않았어요. 그만 당황했어요. 젊은 사람이 훔쳐 간 것 같아 무턱대고 따라 내리다 보니 비에 젖는 줄도 몰랐죠. 바보같이 겁도 없이."




"그랬었군요."




"참, 친절하신 분 같아요, 여자한테."




"물론 그쪽처럼 특별한 분한테만 그렇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이렇게까지 끌릴 줄은 몰랐거든요."




"칭찬이 지나치세요? 아무튼 오늘은 고마웠어요. 덕분에."




예쁘게 미소를 지으며 흐트러졌던 모습을 감추고, 편안한 모습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내면에 숨긴 그녀의 향기가 다시 내뿜기 시작했다.


빨간 볼이 조금씩 엷어지며 평정을 되찾고 있었다.


아까까지 격정에 몸부림치던, 그녀의 모습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낌새조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빗발은 가늘게 뿌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용하면서 단호하게 자기 의사를 나타냈던 그녀였지만, 우리의 재회에 대하여 뚜렷한 언질이 없었다.


자기 주변에 대한 어떤 것도 얘기하지 않았고, 단지 나의 전화번호만 물어왔다.




"집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그녀는 자기 집까지 바래다준다는 내 호의를 계속 거절하였다.


전화번호를 주었다.




"죄송해요. 제가 연락을 드리겠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전화해도 될까요?"


"그럼요, 언제든지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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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우리는 가끔 만났다.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 오는 날이 아니면, 그녀로부터의 전화는 없었다.




그녀는 특이한 여자였다.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함구했고, 또 나에 관한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신비에 쌓인 여자였고, 어딘가 범접하기 어려운 품위를 갖고 있었다.




나 자신도 그녀의 신비스러움에 대해,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도 나에 대한 어떤 부분도 침범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비 오는 날이면 무너지는 여자였다.


빗속의 여인이었다.


비록, 노란 레인코트는 안 입었을지라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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