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첫 정사 - 1
아내와의 첫 정사 - 1
"그리고 나는 탄탈로스도 보았다. 물웅덩이에 서서 몹시 괴로운 변을 당하고 있었다. 그 물은 그의 턱에까지 닿으려 한다. 그러나 그가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마시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노인이 물을 마시려고 몸을 급히 구부릴 때마다 물이 아래로 빨려 들어가 발밑에는 검은 흙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 오디세이아 중 오디세우스가 저승을 방문하는 구절 -
아내와 나는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
아내는 나보다 2년 후배였고, 아내의 심상치 않은 미모에 반한 내 1년여에 걸친 적극적인 공세로 아내가 대학 2학년이 되던 봄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내 생각보다 너무나 빨리 진행된 우리의 관계는 4개월 만에 서로의 몸 깊은 곳을 탐닉하는 관계로 발전하였다.
사실 아내는 얼굴은 이쁘지만, 키가 크거나 늘씬한 것은 아니다. 키는 165정도 되고 몸무게는 55kg가량 된다.
보통 체격을 가진 그런 여자이다.
하지만 머릿결이 정말 고운 검은 생머리를 가졌고, 눈은 큰 편이며 쌍꺼풀이 얕게 지어있었다.
볼에는 통통하게 - 정말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는데 딸아이를 낳은 후 조금 더 살이 오른 것 같다.
이 모든 게 정말 조화롭게 그녀의 얼굴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녀를 미인으로 보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얕게 진 쌍꺼풀을 가진 눈은 그녀를 처음 안던 날 내가 그녀의 눈에 키스하지 않고는 그녀를 놓아주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아내와 내가 연인이 된 지 4개월 만에 서로를 탐닉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일은 내 자취방에 일어났다.
대학 4학년이 되어 졸업 준비에 한창이던 내 방에 그녀와 그녀의 동창들, 그러니까 내 후배들이 맥주를 두 손 가득히 들고 찾아온 것이었다.
아내. 가명을 써야겠다. 아내를 이제 상희라 불러야겠다. 상희, 진아, 성수, 다석 녀석이 쪼르르 달려온 것이다.
명목이야 열심히 졸업 준비하며 공부하는 선배를 달래준다는 것이었지만,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던 날씨에도 불그스레해 있던 그들의 얼굴은 누가 보아도 이미 한자리 모였다고 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다섯 녀석 중 상수는 내가 아내. 그러니까 상희를 사귀기 이전에 이미 그녀에게 마음이 있던 녀석이었다.
그러니 상희와 함께 술을 먹다가 얼마나 부예가 났을까.
나하고 술자리를 빌려 아쉬운 속이나 털어놔야겠다고 달려왔던 것일 것이다.
상희는 선배님 하며 술김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좁은 자취방을 비집고 들어오는 녀석들 뒤편에 얼굴을 붉히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서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로서는 공짜 술을 마다할 필요가 없었다. 하던 공부를 접고 술자리를 펴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서로 먹어라 마셔라. 그리고 늘 술자리에서 찾아오는 술 먹이기 위한 게임.
그러기를 2시간 가까이 마신 것 같다.
한두 놈씩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더니 방 한구석에 한 녀석이 자리를 차지하고 누웠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어느 틈엔가 술자리 앞에 앉아 있는 것은 나와 상희 단 둘뿐이었다.
비좁은 내 방은 세 녀석이 널브러져 자고 있었기 때문에 술자리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는 우리 역시 매우 불편한 자리였다.
"갈래?"
상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귀기 시작한 지 4개월 가까이 되었건만 사실 상희의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 탓에 그리 많은 진전이 있지 못한 우리의 관계였다.
고작 추운 날씨에 상희를 꼭 앉는 것이 내가 상희에게 할 수 있는 신체적 접근의 모든 것이었다.
그것도 낮에는 감히 할 수 없는 것이었고, 가끔 밤에 상희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슴 떨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절로 콧노래를 부르게 하곤 하였다.
후배들이 깨지 않게 조용히 술자리를 정리한 나는 불편한 잠자리에서 상희를 재울 수 없어 상희를 하숙방에 데려다주기 위해 길을 나섰다.
상희는 내 자취방에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자정이 조금 넘은 날씨는 약간 쌀쌀해서 우리의 사이를 붙게 만들어주었다.
상희는 낮 동안의 따스한 햇살 때문인지 얇은 반팔 니트만 입고 있었다.
나는 상희를 꼭 안고 20분 동안의 조용한 행복을 맛보았다.
여름이 맞느라 간편해진 상희의 옷차림은 두툼한 겨울 파카에 반해 더욱 내 품 안에 죄어오게 하였다.
더욱 가까워진 상희의 붉게 달아오른 통통한 볼은 내 입술을 바싹바싹 마르게 했다.
마음 같아서는 깨물어주고 싶고 그것이 안 되면 살짝 키스라도 하고 싶었지만. 역시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마저도 상희에게 들켜버릴까 조심조심하였다.
짧은 20분은 그렇게 잠깐에 지나갔다.
이제는 들어가야 할 상희의 하숙집 앞에서 상희는 조용히 내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상희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내 머릿속에 갑자기 영화에서 보았던 한 장면이 느린 화면처럼 스쳐 지나가고 그 장면이 사랑하는 여자를 가슴에 안으며 키스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이미 상희의 입술에 내 입술에 닿아 있었던 것은.
입술은 닿아 있었지만, 그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굉장히 오래 걸린 느낌이었다.
실제로는 몇 초에 불과했겠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었다고 느껴졌다.
내가 상희를 안은 것인지 아니면 상희가 내게 안겨 온 건지. 답은 뻔했다. 내가 상희를 안은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희의 두 손은 여전히 얌전하게 상희의 양쪽 바지제 봉선에게 내려져 있었다.
어쩌면 놀라서 붙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여기에서 만족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아니면 그다음의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후자를 결정하였다.
조용히 붙어있는 내 입술을 벌리고 그 안에서 뜨겁게 숨겨져 있던 혀를 상희의 입술에 가져갔다.
하지만 상희의 입술은 내 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혀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것은 유보하기로 하고 아직도 상희의 바지에 내려져 있던 두 손을 내 허리에 감았다.
그때 만약 상희가 손을 다시 가져갔다면 나는 거기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상희의 두 손은 내 허리에 그대로 머물렀고 내가 상희를 다시 한번 꼭 안을 때쯤엔 상희의 두 손에 역시 조금 전과는 다른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내 혀는 상희의 입술을 들고 들어갔다.
혀는 들어갔지만 상희의 혀와 엉킬 수는 없었다.
상희의 혀는 내 혀를 피해 뒤로 물러나 있었다.
상희의 성격만큼이나 상희의 키스에 대한 태도 역시 소극적이었다.
그 상태에서 상희를 흥분시키기 위해 나는 안간힘을 썼다.
그런 상태에 이르게 되면 여자를 흥분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자들의 의무감 같은 것인가 보다.
여자가 함께 흥분해야 남자가 느끼는 만족감에 대해 죄스럽게 느끼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혀를 살짝 뺀 나는 상희의 입술을 살며시 애무했다.
그리고는 입술과 잇몸 사이를 오가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상희의 온몸이 뜨거워짐을 느꼈고 상희의 입술과 입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상희가 나에게 더욱 안겨 오며 아래의 둔덕이 이미 커질 대로 커져 있던 내 그곳에 바짝 다가온 것이다.
키 차이 때문인지 내 그곳에 정확하게 닿지는 않았지만, 그곳이 압박을 받는 것은 분명했다.
상희의 입에서 약간의 비음이 새어 나온 것도 동시에 일어난 것 같다.
난 용기를 내어 상희를 더욱더 세게 가슴에 안으며 상희의 가슴의 느낌을 느꼈다.
아래에서 전해오는 뜨거운 기운은 내 커져 있는 살덩이에서 느껴지는 것인지 상희의 둔덕에서 전해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위아래에서 전해오는 전율은 내 머리털을 곤두서게 하였다.
그리고 다시 입술을 떼었을 때 우리의 아랫부분은 여전히 밀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상희의 커다란 눈을 보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상희의 입술에 키스하였다.
"사랑해"
"........."
"이제 갈게"
"......오빠"
"응?"
"집에 애들 많아서 자기 불편하잖아."
"........"
"내 방에서 자고 갈래?"
"......"
무척이나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돌아서서 선을 넘지 않는 멋진 남아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함께 들어가서 더 진전될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미정이는?"
"음. 오늘 모임 있다고 다른 동기 집에서 잔다고 했어."
"그...래?"
우리는 그렇게 어색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사를 정확히 한 후 상희의 자취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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