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그 욕망의 거리
신주쿠, 그 욕망의 거리
도쿄 신주쿠 북쪽 유흥가는 일본 제일의 화려한 번화가다. 이곳엔 온갖 것들이 모여 있다.
레스토랑, 스낵바, 포장마차, 나이트클럽, 카바레, 핑크 살롱, 호스트바 등등. 저녁 무렵 네온이 켜지기 시작하면 이곳 일대는 알코올과 여자를 구하려고 몰려드는 사람들과 신주쿠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에너지로 단숨에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에서 욕망에 불타는 인간 드라마가 활개를 친다. 밤의 불꽃은 그렇게 새벽녘까지 이어진다.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미니스커트 차림의 아가씨들 틈에서 주부로 보이는 여자들이 어슬렁거리는 것도 이곳에선 가끔 볼 수는 풍경이다.
신주쿠의 스낵바에서 2년째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K군은 이런 주부들의 존재를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물장사의 세계에 몸담으면서 여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았던 K군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예리한 느낌으로 주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한다.
2년 전 어느 날 밤. K군은 유흥가를 혼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주부의 뒤를 밟고 있었다. 잠시 동태를 살피기 위해서다.
마치 사자가 먹이를 노리듯 10여 분을 지켜보아도 주부의 발걸음은 목적지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것 같았다.
K군은 앞에서 걷고 있는 주부의 부푼 엉덩이에 욕정이 솟구쳐 올랐다.
발걸음을 빨리해서 주부의 옆으로 다가선다.
살짝 얼굴을 보니 약간은 그늘진 듯하지만 또렷한 이목구비가 꽤 미인에 속한다. K군은 타이밍을 맞춰 말을 걸었다.
여자는 순간 흠칫 놀라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커피를 마시며 얘기하는 사이는 가능하겠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용기를 내어 호텔로 가자고 하니까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좋아요, 라고 말하더군요.”
그날 그 여자와의 일이 성공한 이후로 K군은 최근 반년간 20명 이상의 주부들과 사랑을 나누었다고 한다.
“유흥가에 오는 주부들은 한결같아요. 남편과의 미진한 섹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얘기죠.
처음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용기를 내어 이곳에 오지만 그다음부터는 몽유병처럼 슬그머니 집을 나서서는 자신도 모르게 여기로 와버린다는 거죠.
여기에 오면 무언가가 짜릿한 것이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요.”
결혼해서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아이도 한둘쯤 낳은 30대의 주부. 신혼 때나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정신이 없던 시절엔 몰랐는데 서른이 넘어 아이가 저 스스로 앞가림을 하기 시작할 무렵, 서서히 알게 되는 여자로서의 기쁨.
그러나 여자가 기쁨을 모르던 신혼 시절엔 왕성하던 남편은 막상 회사에서 중간관리직에 오른 이후부턴 급격히 쇠퇴해져 아내의 잠자리 요구를 피곤하다며 거부한 채 바로 깊은 잠에 빠져드는 날은 점점 늘어만 가고, 여자는 코 고는 남편 옆에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뒤척일 뿐.
참다못한 여자는 스스로 자기를 사랑한 끝에 새벽녘에 겨우 잠을 이룬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아래에선 꿀물이 흐르지만, 위에선 눈물이 흐른다.
멀쩡한 남편을 바로 곁에 두고 내가 지금 이게 무슨 짓인지, 여자는 비참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호텔에 도착하면 누구든 긴장해요. 뭐 잘나가는 오피스걸이나 여대생과는 달리 어쩔 수 없는 주부이기 때문인지 기껏 호텔까지 따라와선….”
조금은 경직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럴 때 K군은 주부의 긴장을 푸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게 호텔 룸까지 여자를 데리고 들어와선 막상 팬티를 내리는 때는 실패하기 때문이다.
K군이 서툴던 초기엔 이런 경우도 간혹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패했을 때, 성공했을 때를 철저히 분석해나간 K군은 머지않아 이런 황당한 일은 다시는 겪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K군은 여자에 대해선 완벽한 프로가 된 것이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어깨에 손을 감아 부드럽고 포근하게 잡아당기면서 귓속말을 한다고 한다.
“젊은 여자일 경우엔 상투적이지만 ‘당신 정말 아름다워’라고 몇 번이나 속삭여요. 그러면 대부분 황홀해하죠. 하지만 주부에겐 그런 말뿐만 아니라 좀 더 농후한 얘기도 하죠. 그렇게 해야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K군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 이럴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록 굶주린 욕망에 호텔 룸까지 자신을 따라온 여자라 할지라도 상대가 특히 주부일 경우엔.
“사모님은 정말 예쁘시군요.”
“….”
“근데 사모님은 어떤 체위가 좋으세요?”
“….”
“사모님은 사랑에 강한 것 같으니까 위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까?”
K군은 칭찬하는 말로 시작해서 서서히 강도를 높여간다.
K군의 말이 노골적으로 이를 즈음 긴장한 까닭에 아무런 대꾸도 안 하던 주부가 K군을 흘끗 쳐다보기 시작한다.
K군은 비로소 주부가 잠시 후의 섹스에 기대를 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주부의 긴장을 한 꺼풀씩 벗겨가는 K군. 그는 확실히 프로다.
그러나 끝까지, 여자의 팬티를 벗긴 다음 그녀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K군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만큼 주부는 까다롭다.
까다로운 만큼 욕정에 굶주린 주부와의 섹스는 오피스걸이나 여대생과의 섹스보다 훨씬 짜릿하기 때문이라고 K군은 말한다.
“사모님의 앙꼬는 어떤 색일까? 밝은 핑크일까?”
이야기를 계속해가면서 K군의 손놀림도 노골적인 말처럼 강도를 높여간다.
옷 위지만 주부의 가슴께를 쓰다듬던 손을 깊숙한 곳으로 옮긴다.
여자는 그때 몸을 바르르 떤다.
서서히 K군도 대담해진다.
K군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부들이 좋아하는 기술을 두루두루 사용해가며 여자를 공략해나간다.
평소 남편과의 잠자리에 불만 가득했던 주부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서서히 기쁨을 뿜어낸다.
나중엔 K군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때가 되면, 그러니까 여자가 긴장을 풀고 쾌감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젊은 여자보다 훨씬 강한 자극이 필요하죠.
가능한 한 적당히 변태적인 게 잘 먹혀요.
왜냐하면 겉으론 느끼고 있지만 속으론 주부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잠시라도 틈을 주면 바로 흥이 깨지니까요.
처음엔 이걸 몰라 팬티를 벗기고도 막상 안으로 들어가려니까 여자가 화들짝 놀라 나를 밀친 적도 있었죠.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주부라 어쩔 수가 없나 봐요.
이젠 실패 안 해요. 팬티를 벗기고 안으로 들어가기 전 충분히 거길 입으로 애무하죠.
이미 아랜 흥건히 젖어있지만, 입술로 빨고 혀로 핥으면 꿀물이 철철 넘치죠.
전 그걸 맛있게 핥아먹어요. 정말 맛있어요.
아직 섹스 경험이 많지 않은 오피스걸이나 여대생은 냄새나 맛이 밍밍하지만 성숙한 여자인 주부는 맛도 달콤한 것이 진하고 냄새도 적당히 시큼해서 아주 자극적이죠. 이건 내가 주부 마니아가 된 이유이기도 하죠.”
그럼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일까. 이제 여자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아뇨, 아직 더 끌어야 해요. 한동안 주부의 거길 애무하면 여자는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몸을 비틀기 시작해요.
입에선 애써 참던 교성도 터져 나와요.
그렇다고 바로 들어가는 건 아니죠.
여자가 몸을 비틀수록 여자의 가랑이를 벌리고 있는 내 양팔에 더 힘을 주어 아래를 꼼짝 못 하게 하곤 입술과 혀에 강도를 더해 더 힘껏 빨고 핥아요. 그러면서 수시로 묻죠. 좋아? 느껴?”
왜 묻는 걸까, 그것도 갑자기 반말 조로. 계속해서 K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제야 비로소 여자가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하죠. 정말 좋다고 하든가, 미치겠다고 하든가.
말 대신 그저 연방 고개만 끄덕이며 긍정의 신호를 보내는 주부는 십중팔구 평소 조신한 여자죠.
간혹 끝내 호텔 룸을 나설 때까지 교성 외엔 제대로 말 한마디 안 하는 주부도 있어요.
그런 여자가 왜 외간 남자와 호텔 침대에서 뒹구냐고요? 그만큼 섹스가 간절했던 거죠.
이런 여자를 만족시켜주지 못해 결국엔 거리로 나오게 한 남편이 잘못이지 내가 잘못인가요?
그리고 왜 갑자기 반말이냐고요?
주부가 모든 것을 잊게 하고 오로지 쾌감에만 집중하게 하기까지는 조심스럽게 여자를 다루어야 하므로 최대한 당신을 존중한다는 뜻을 보여주지만 이제 결전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단계를 넘을 때가 되면 여자를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완전히 장악해야 해요.
그래야만 여자의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죠. 남편 외엔 그 누구도 받아본 적이 없는 자신의 아래를 여자는 마침내 여는 거죠.
만일 주부가 젊었을 적부터 성에 개방적인 여자였다면 거리를 배회하다가 저를 만나지 않죠. 차라리 애인을 만들어 평소에 남편 몰래 즐기죠.
그래서인지 주부들은 이 근방이 아닌 제법 먼 곳에서 온답니다.”
비로소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이제 여자의 안으로?
“아뇨, 아직. 물론, 이 정도면 바로 안으로 들어가도 되지만 끝으로 한 가지가 남았어요.
아무리 남편에 불만족해서 거리를 배회하다가 나를 만났지만, 그녀들은 분명 가정이 있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주부죠.
그래서 아무래도 나도 뒤를 조심하게 돼요.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일하고 있는 스낵바에 낯선 사내가 찾아와 ‘네가 내 아내를 농락한 녀석이냐?’라며 멱살이라도 잡으면 골치 아프잖아요.
그래서 이런 것도 방지할 겸 또 주부가 스스로 원해서 나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상기시킬 겸 해서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것이 있죠.
이땐 여자의 아래에서 얼굴을 뗀 후 아래로 내려오면서 들려 애무했던 유방을 다시 가볍게 사랑해준 다음 바로 여자의 얼굴로 가 키스를 하죠.
침대에서 본격적으로 애무를 하기 전에 한 첫 키스 땐 수동적이던 여자가 이땐 적극적으로 변해요.
자신이 먼저 입을 벌려 내 혀를 빨거나 혀를 내밀죠.
난 적당히 그런 여자를 받아주며 도망가죠. 귓가를 혀로 쓸며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말을 하죠.
‘아, 자기야. 나 도저히 못 참겠어. 이제 당신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어때?’
그러면 십중팔구 여자 입에서 ‘좋아요.’라는 말이 나오든지 고개를 끄덕이죠. 그렇다고 바로 들어가는 건 아니에요. 다시 한번 아래를 애무하죠.
그러면 이내 꿀물이 다시 흐르고 난 또 그걸 맛있게 핥아먹어요.
사실 이맘때쯤이면 내 물건도 이미 커질 대로 커져서 나도 더는 참기 힘들죠.
여자의 벌린 양다리를 힘껏 거머쥐어 꼼짝 못 하게 한 내 한쪽 팔을 뻗어 주부의 손을 잡아 내 물건에 갖다 대죠.
비록 팬티 위지만 엄청난 것을 느낀 여잔 흠칫 놀라죠. 심지어 어떤 여잔 몸까지 부르르 떨어요.
잠시 후면 저 거대한 것이 내 안으로 들어오겠구나, 들어와 나를 마음껏 농락하겠구나, 라는 기대감 때문이죠.
그제야 전 제 알몸 중 유일하게 걸치고 있는 팬티를 내리죠.
아, 참. 왜 팬티는 끝까지 입고 있냐고요? 이것도 상대가 주부라 그래요.
남편 외엔 섹스 경험이 없는 조신한 주부는 어찌 보면 처음으로 섹스하는 여자와 같아요.
이런 여자를 애무하기 전부터 내 물건을 들어내 보이면 자칫 역효과를 불러와요.
아무리 섹스에 굶주렸다고 해도 남편이 아닌 낯선 남자의 거대한 물건에 처음부터 기대를 한다면 그건 조신한 주부가 아니죠.
창녀이거나 과부가 된 중년의 여자라면 또 모를까.
이런 여잔 나도 싫어요. 이런 여자들은 내 주변에 널렸어요.
나도 처음 한때 이런 여자와의 섹스에 몰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주부와 섹스를 한 다음부턴 다시는 이런 여자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죠.
남편과의 섹스에 불만인 주부와의 섹스는 그만큼 짜릿하기 때문이죠. 남편과의 잠자리와 아이를 낳아 거긴 비록 처녀처럼 쫄깃하진 않지만….”
여자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모조리 읽어내는 K군, 그의 능력에 머리까지 숙여진다. 과연 K군은 프로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녀들은 절대로 연락처를 가르쳐주질 않죠.
내가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어디로 찾아오면 나를 만날 수 있다고 알려줘도 찾아오기는커녕 연락도 없죠.
비록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해서 거리를 배회하다 우연히 나를 만나 하룻밤 화끈하게 즐겼을지는 몰라도 그녀들은 어쩔 수 없이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주부이니까요.”
조각 같은 이목구비는 아니지만, 호감 가는 마스크에 1미터80센티미터의 적당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인 K군은 왜 주부에게 집착하는 것일까.
“그건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여자가 주부였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날 난 처음으로 이게 진정한 섹스의 즐거움이구나, 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처음으로 주부 공략에 성공한 이후 적당한 주부를 찾아 미치도록 이 거리를 배회하던 어느 날 밤이었어요.
물론 그날 이후로 틈만 나면 거리에서 주부를 상대로 작업을 걸었고 성공 반, 실패 반 하던 아직은 미숙하던 때였죠.
그날따라 몇 시간째 거리를 배회했지만, 매력적인 주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아무리 내가 주부에게 맛을 들였다 해도 아무 여자에게나 군침을 흘리는 놈은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오늘은 글렀구나, 하고 어디 가서 술이나 한잔 걸치려 하던 참에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어요.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한 1미터 64센티미터 전후의 중키에 적당히 가냘픈 몸매의 소유자.
이상하게 전 소위 ‘쭉쭉 빵빵’한 글래머는 좋아하질 않아서. 머리도 단정한 단발에 차려입은 옷도 화려하진 않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스리피스. 한마디로 내 스타일이었어요.
왜 있잖아요, 첫눈에 확 들어오진 않지만 보면 볼수록 괜찮다 싶은 여자. 첫인상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이 여자를 꼬드길까 싶었지만, 이상하게 쉽게 용기가 나질 않더군요.
뒷모습이었지만 여자에게선 어떤 기품 같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날 어떻게 주부의 팬티를 벗겨 안으로 들어갔나요?
“창피한 얘기지만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주부를 상대로 약을 썼어요.
어쨌든 꼬시든 말든 간에 얼굴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그 주부의 앞으로 나서면서 슬쩍 얼굴을 훔쳐보았죠.
미인이었어요. 나이는 한 30대 초중반쯤으로 보였는데 가운데 가르마의 머리를 옆으로 단정히 빗어 넘긴 이마가 훤칠했고, 콧날도 오뚝한 것. 특히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적당히 차가운 것이 도도한 인상이더군요.
그러자 순간 저 여자를 정복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대어 대시를 했죠.
어떻게 해서 스타벅스까진 꼬셔 커피를 사이에 두고 자리하긴 했는데 여잔 생긴 대로 쉽지 않았어요.
도도한 것이 넘어올 듯 말듯. 그만 가봐야 한다는 것 겨우 설득해 카페로 향했죠.
가볍게 한잔하자면서 칵테일 몇 잔을 마시게 했더니 그제야 좀 마음이 열리는지 말문을 열더군요.
내 말에 간혹 가벼운 미소를 짓기도 하면서.
아, 그 미소에 열리는 붉은 립스틱 입술 때문에 더욱 하얗게 보이는 치아. 정말 미치겠더군요.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그 여자의 입술을 탐하고 싶은데 말이죠.
왜 섹시한 입술과 새하얀 치아, 그리고 그 안으로 은근슬쩍 보이는 혀를 보면 그 여자의 아래가 상상이 되잖아요.
그래선지 이쪽 세계에선 이런 말이 있죠. ‘여자의 아래를 열려면 먼저 위를 열어라.’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약을 썼어요. 여자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전 혹시 몰라서 다니던 최음제를 그녀의 잔에 탔어요.
약은 예전에 잠깐 일했던 룸살롱의 어느 호스티스에게서 얻은 약이었어요.
왜 여자가 약을 가지고 있냐고요? 아무리 술자리 다음에 섹스가 자연스러운 순서인 호스티스라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섹스가 싫을 때가 있죠.
그런데 마침 상대가 대접에 소홀하면 안 되는 VIP라면, 이럴 땐 스스로 약을 술에 타서 마신대요.
그럼 좋지 않은 컨디션은 금세 사라지고 자신이 생각해도 세상에서 둘도 없는 색녀가 되더라고.
자신이 스스로 검증한 약이니까 확실하다며 언제 써먹을 때가 있으면 써먹으라며 나에게 준 약이었죠.”
그래서 결국 성공했나요? 물론 성공했으니까 지금 이렇게 후일담을 듣고 있는 것이지만. 도대체 어떤 여자였기에 당신을 주부 마니아로 만들었나요? 거두절미하고 후딱 그 여자와의 섹스 얘기를 듣고 싶군요.
“약 기운 덕분인지 아무튼 그 주부와 호텔에 들를 수가 있었죠. 호텔 룸의 문을 닫자마자 난 그녀를 벽에 밀어붙인 채 키스부터 퍼부었죠.
내 키스는 매우 거칠었어요. 여자만 약 기운에 들뜬 게 아니라 나도 실은 그날 매우 흥분한 상태였거든요.
대단히 매력적인 여자를, 그것도 그날처럼 애먹어가며 호텔 룸까지 끌고 간 적은 없었기에.
아무튼 그렇게 선 채로 키스부터 시작해서 여자를 침대에 눕혀 애무를 시작했죠.
옷을 하나둘씩 벗겨가며 드러나는 여자의 몸을 입술로 빨고 혀로 핥아가며.
여자도 흥분이 되는지 아, 음, 하고 신음하는데 2차 카페에선 내 말에 간혹 웃으며 나직한 목소리로만 짧게 답을 해서 잘 몰랐는데 목소리도 정말 얼굴만큼이나 섹시하더군요.
여자가 느낀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더 흥분돼서 애무 중에 은근히 물었죠.
‘당신을 제대로 보고 싶어요. 불 좀 켜도 될까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어요. 안된다더군요.
그때까지 적지 않은 주부들과 섹스하면서 호텔 룸의 불을 켜 본 적이 없어요.
왜 남자는 시각적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보고 싶은데, 여자의 모든 것을 보고 싶은데 여잔 창피한지 불을 켜는 걸 허락하지 않죠.
내 비록 욕정에 목말라 외간 남자와 호텔에서 섹스하지만 내 알몸을 보여줄 수는 없다, 뭐 이런 심리겠죠.
그녀들은 어쩔 수 없는 주부들이니까.
아무튼 아쉬운 대로 그녀의 유방을 거쳐 배를 지나 드디어 아래에 이르렀어요.
평소 같으면 팬티를 벗기기 전에 그 위 치골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팬티를 내려가며 드러나는 곳을 애무하는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단번에 팬티를 내리곤 바로 그녀의 거길 애무하기 시작했죠.
보통 이 정도면 홍수는 아니어도 웬만한 여자는 이미 젖어있는데 그녀는 건조했어요. 한참이나 입술로 빨고 혀로 쓸며 애무에 집중했죠.
특히 그녀의 클리토리스 공략에 힘을 썼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조금씩 젖는다는 느낌이 내 혀에 느껴지더니 잠시 후 울컥울컥, 정말 그런 여잔 그날이 처음이었어요.
봇물이 터진 듯 꿀물을 흘리는데 처음엔 여자가 소변이라도 보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맛을 보니 소변은 아니었고 정말 달콤했어요.
냄새는… 아니 그건 냄새가 아니라 향기였어요. 여자의 거기에서 향기를 느낀 건 지금까지 그 여자가 유일해요.
더 죽이는 건 안으로 들어갔을 때였죠. 나도 그날은 몹시도 흥분한 탓인지 내 물건에 콘돔을 끼우는데 잘 안되더군요.
그날까지 수없이 콘돔을 끼어봤는데 그날처럼 헤맨 적은 없었어요.
겨우 콘돔을 끼우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우아! 이 여자 주부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타이트했어요.
그런데 그 타이트함 때문인지 얼마 안 가 난 그만 사정하고 말았어요. 정말 아쉽더군요.
순간 난 어떻게 하면 이 여자와 한 번 더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어라, 일이 되려는지 여자가 바로 잠이 드는 거 있죠.
아무리 내 배 아래에서, 내 허리 질에 좋다고 하고 교성을 지르던 여자들도 섹스가 끝나면 바로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곤 호텔 룸을 나서거나, 기껏해야 담배 한 개비에 잠시 쾌감의 여운을 삭이는 게 전부였는데, 이 여잔.
나도 피곤했는지 담배도 피우지 못하고 바로 잠에 빠져들었죠. 달콤하게 한잠 자다 깼는데 아직 여잔 잠을 자고 있더군요.
등을 돌린 채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조심스럽게 여자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어요.
그 바람에 여자가 깨어났고, 난 겁을 먹었지만, 여자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자기의 아래로 가져가더군요.
첫 섹스가 끝나고 다시 입은 그녀의 팬티 위로 난 다시 손장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두 번째 섹스는 시작되었죠.
이번엔 좋다고 하더군요. 전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뭔 소리냐고요? 여자가 불을 켜도 좋다고 했거든요.
여자의 얼굴에 그렇게 다양한 표정이 숨겨져 있는지 그날 처음 알았어요.
키스하고 얼굴을 혀로 쓸고 귓불을 쓸며 살며시 깨물 때, 목덜미를 거칠게 애무하고 가슴으로 내려와 유두를 한참이나 혀로 치며 간간이 깨물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달랐어요.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응응, 소리를 내며 애써 참는 모습이 신나게 교성을 내지르던 주부보다 더 섹시해 보이는 거 있죠.
그 모습에 좀 전 엄청나게 쌌는데도 내 물건은 어느새 거대해졌죠.
마음 같아선 바로 그녀 안으로 들어가 다시 한번 시원하게 싸고 싶었지만, 꾹 참았죠. 이번엔 그녀의 거길 생생하게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이상해요. 그날 두 번째 섹스에선 분명 애무하면서 간간이 얼굴을 떼어 그녀의 거길 뚫어져라 쳐다보았는데도 지금은 기억에 없어요.
그녀의 얼굴도 그래요. 그날 어두운 거리에서 그녀를 처음 보고 스타벅스에서, 카페에서 그리고 호텔 침대 위에서 그렇게 밤새도록 섹스했건만 얼굴도 그녀의 거기처럼 지금은 기억에 없어요.
그냥 가운데 가르마의 단발과 훤칠한 이마, 그리고 똑 쏘아보는 듯한 눈빛만이 어렴풋할 뿐이죠.
오히려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주부들은 막상 벗기고 보니 알몸은 별로였던, 거기도 더럽게 생겼고 악취마저 나던 여자들이에요. 참 이상하죠.
아무튼 그녀의 그 달콤한 꿀물과 향에 취해 정신없이 빨고 핥는데 그녀도 참기 힘든지 온몸을 비틀더군요.
내가 말했죠. 참지 말고 마음껏 표현해요, 그래야 쾌감이 더 해요.
그러자 여잔 참던 교성을 한꺼번에 터뜨리기 시작하는데, 그런 신음은 다시는 못 들을 거예요.
뭐랄까,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음성 때문인지 신음도 정말 섹시했거든요.
생각해보세요. 신음에서도 기품이 느껴진다면, 아마 경험 없는 남자라면 그 소리에 쌌을지도 모를 거예요.
여자가 온몸일 간헐적으로 비틀더니 서서히 그 강도가 강해져만 갔고 더는 못 참겠는지 내 머리통을 거머쥐곤 흔들더군요.
난 그럴수록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심정으로 더욱더 그녀의 거길 쩝쩝, 소리까지 내어가며 탐했고 그녀는 내 등으로 두 손을 뻗더니 할퀴기까지 하더군요.
난 이제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고 상체를 일으켜 콘돔을 끼려 하는데 여자가 손을 뻗더니 제지하더군요. 그러면서 괜찮다고, 그냥 들어오라고.
정말 좋았어요. 내 물건을 질근질근 씹어대는 그녀의 속살 말이죠.
아무리 요즘 콘돔이 얇다고 해도 내 물건에 직접 느껴지는 감촉만 하겠어요? 처녀라도 그렇게 씹지는 못할 거예요.
아니, 실은 이건 타고 나는 거죠.
아무튼 내 물건을 잘근잘근 씹어대는 그녀의 속살 때문에 난 금세 쌀 것만 같아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였죠.
첫 번째와는 달리 강하게 그녀를 밀어붙이진 못하겠더라고요.
그러자 이번엔 그녀가 아쉬운지 내 허리에 팔을 두르더니 나를 강하게 끌어당기더군요.
그 바람에 난 더는 참지 못하고 싸고 말았죠.
첫 번에 엄청나게 쌌는데도 두 번째 폭발도 엄청났어요.
난 숨도 못 쉴 정도의 쾌감에 서서히 내 물건을 빼려는데 기적 같은 일은 그때 일어났어요. 그래요, 그건 차라리 기적이었어요.
여자 속살이 기운이 쫙 빠진 내 물건을 다시 잘근잘근 씹어대니 금세 내 물건은 커졌어요.
다시 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마 한 십여 분은 더 끌었을 거예요.
난 다시 쌌고 이번엔 온몸에서 정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쾌감에 난 그녀 안을 나왔죠.
내 물건도 지쳤는지 바로 풀이 죽었죠. 나와 보니 여자가 조용히 울고 있더군요.
난 순간 놀랐지만 금세 그녀의 울음 의미를 알아차렸죠. 그녀는 기쁨에 겨워 운 거였죠.
도대체 어떤 남편이기에 이렇게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여자를 외롭게 하는가, 라는 생각에 갑자기 그녀가 불쌍하게 느껴졌죠.
그래서 난 그녀에게 위로의 뜻으로 가볍게 입을 맞추려는데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달려들더군요.
키스는 금세 격정적으로 변해 내가 여자의 혀를 빨면 그녀는 혀를 내주었고, 내가 혀를 내밀면 그녀가 빨았죠.
한참 그렇게 서로의 입술과 혀를 탐하니 목이 말라져 내가 신호를 보냈어요.
내가 힘껏 침을 보아 그녀의 입으로 내뱉으니 이번엔 그녀가 침을 내게 뱉어주었죠.
난 그 침을 하나도 남김없이 빨아먹었고 그녀의 침은 그녀의 아래 꿀물만큼이나 달콤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똑똑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없이 내가 침을 뱉어주면 뭘 원하는 건지 바로 알아차리곤 행동하는 여잔 흔치가 않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키스는 또 한 차례의 섹스를 불러왔죠.
세 번째 섹스에선 솔직히 조금 겁이 들더군요. 두 번씩이나 짜릿하게 싼 탓인지 그녀를 애무하는 와중에도 내 물건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번엔 그냥 쿤닐링구스로 그녀를 만족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이번엔 시간을 아주 오래 끌며 거길 애무했죠.
여잔 참으로 신기해요. 남자인 난 두 번씩이나 싸는 바람에 물건이 말을 듣지 않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꿀물을 흘리기 시작했거든요.
내 생각은 다행히 적중했어요. 그녀가 내 쿤닐링구스만으로도 절정에 올랐거든요.
남자는 여자 안으로 들어가 사정해야만 절정에 오르지만 여잔 애무만으로도 오르가슴에 이르죠.
여자, 특히 평소 남편과의 섹스에 불만족인 주부는 더하죠. 이점이 내가 주부를 좋아하는 이유기도 하죠.
진정한 섹스는 남자 혼자만 만족해서는 안 돼요. 서로 좋아야죠. 서로 오르가슴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그녀들의 남편은 모른다는 게 문제죠.
아무튼 그녀의 절정이 나를 자극했는지 내 물건이 제법 성을 내기 시작하더군요.
비록 처음이나 두 번째만큼 거대하고 딱딱해지지는 않았으나 이 정도면 들어갈 만하다 싶었죠. 한편으론 어떤 예감 같은 것도 있었고.
이번에도 내 생각은 적중했어요. 내 물건은 그녀 안에서 더 커졌거든요. 내 물건을 잘근잘근 씹어대는 그녀의 거기 때문에 말이죠.
이번엔 좀 엄청나게 오래 끌 수가 있을 것 같았어요. 두 번씩이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 번인가?
두 번째엔 그녀 안에서 나오려다 내 물건을 씹어대는 바람에 다시 한번 허리 질을 하다가 쌌으니까.
아무튼 여러 번 싼 탓인지 내 물건은 좀 둔해졌고 이 때문에 이번엔 아주 오랫동안 끌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번에도 또 기적이 일어났어요.
잘근잘근 씹어대는 통에 내 물건은 그녀 안에서 처음처럼 거대하고 딱딱해진 거예요.
여기까진 좋았는데 하필이면 그만 감도마저 되살아났어요.
물론 보통 남자보단 엄청나게 오래 끈 거지만 내 기준으론 얼마 안 가서, 하하!
세 번째로 그녀 안에다 싸고 나오면서 고개를 드는데 마침 호텔 유리창이 눈에 들어왔죠.
유리창 너머로 날이 밝고 있었어요. 주부와 늦은 밤에 호텔에 들었다가 새벽녘에 나선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나도, 그녀도 지칠 대로 지쳤죠.
난 담배 좀 피워도 괜찮겠냐며 양해를 구한 다음에 담배를 피워 물었으나 그녀가 기침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피우지도 못한 채 담뱃불을 꺼야만 했죠. 그리곤 조심스럽게 아까부터 궁금하던 걸 물었죠.
섹스가 끝나고 어느 정도 평정을 되찾은 여자는 다시 몸가짐을 조심해진 탓에 내 물음에 자세하게 답은 하질 않아 그녀를 소상히 알 수는 없었지만, 여잔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고 했어요.
뭐 그밖엔 요코하마에서 왔다는 것. 남편은 요코하마 시청의 고급 공무원이라는 것.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남편은 밖에서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들 하나를 얻어 그 아이를 키운다는 것. 처음엔 괜찮다던 남편이 언제부터인가 자기를 멀리했다는 것. 그래서 남편과 마지막으로 잠자리를 가진 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다는 것.
어젠 마침 남편이 출장 중이라 와세다 대학 근방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자기 집에서 묵으라는 친구의 청을 거절한 채 어느 깨끗한 여관에 들어 하룻밤 묵고 아침에 열차 편으로 내려가려던 참이었다는 것.
이왕 온 김에 신주쿠 시내를 구경하다 길을 잃어 헤매던 중 나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 뭐 이 정도.
나의 무엇이 마음에 들어 어젯밤 나를 따랐느냐, 후회하진 않느냐에 대한 답은 뭐라 했더라. 내 선한 눈빛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는 것 같아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정도는 괜찮겠다 싶었다.
그런데 카페에서 마신 칵테일 탓인지 어쩐지 이상하게 몸이 후끈 달아오르더니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호텔에 들어선 덜컥 겁이 났으나 이왕 쏟아진 물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이었다.
정말 좋았다, 그래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리곤 다시 울기 시작하더군요. 난 가볍게 그녀를 끌어안아 그녀의 등을 토닥거려주었죠.
그러다 가시 키스가 시작되었고, 난 한 번 더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번엔 그녀가 거부하더군요.
날이 밝았다며, 빨리 역으로 가 요코하마행 열차를 타야 한다고. 오늘 밤 남편이 돌아올지 모른다면서.
호텔을 나선 다음 택시를 잡아 문을 열어 그녀를 태워주면서 작별 인사를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죠.
다른 주부들처럼 그녀 역시 연락처를 알려주었지만, 연락은커녕 신주쿠 거리에서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했어요.
흔한 일은 아니지만, 간혹 나와 화끈한 하룻밤을 보낸 주부를 신주쿠 거리에서 다시 본 적이 몇 번 있어요.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면 나를 보곤 흠칫 놀라며 도망가죠. 어쩔 수 없는 주부니까.
그리고 그녀 역시 주부니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아쉬워요.
그녀에겐 스치듯 뜨거운 하룻밤이었을지 몰라도, 나도 물론 영원히 잊지 못할 뜨거운 밤이었지만 내가 그녀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건 단순히 섹스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날 무사히 귀가했는지, 혹 남편이 눈치라도 채진 않았는지.”
오늘 밤에도 K군은 신주쿠 시내를 배회한다.
오늘은 어떤 주부가 걸려들까. 어떤 얼굴의, 어떤 가슴의, 어떤 생김새의 아래를 지닌 주부가. 어떤 음성으로 교성을 지르며 어떤 맛과 냄새의 꿀물을 흘릴지.
K군은 벌써 아래가 묵직해짐을 느끼며 담배 한 개비를 피워 문다. 신주쿠 시내를 활보하는 여자들을 관찰하는 K군의 눈빛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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