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유흥가 견문록 [1부]

(경험담) 유흥가 견문록 [1부]

M 망가조아 0 820

(경험담) 유흥가 견문록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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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건의 발단






세상의 모든 것들은 계기라는 것이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단순한 속담은 세상의 진리이다. 세상에는 때지 않았는데 연기가 나는 굴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은 동기 혹은 이유가 있다...라는 것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간혹 가다 이유나 명분따위 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세간의 눈에는 황당하게 비춰지는 것일지도.




아무튼간 지금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어떠한 계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되어 있는 것이었다. 30대의 남 자, 미혼의 총각, 회사원, 자취생....등등의 타이틀은 지금의 나를 탄생시키기에 너무나 적합한 조건이었다.




나는 컴퓨터의 부품을 제조, 수입하는 업체의 영업부에서 일을 한다. 환경이 바뀌는 것을 지나치게 싫어하는 탓에 처음 들어온 회사에 꾸욱 눌러 앉아 있는 것 뿐이지만, 운이 좋은건지 하늘이 도운건지 회사는 중소기업 치고는 꽤 큰 규모로 번창하기 시작했고, 회사의 덩치는 필요 이상으로 살쪄가고 있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평범하다는 말조차 아까울 정도로 평범한 분들이셨고, 그 분들은 내가 이 회사에 지긋이 눌러 앉아 좋은 자리로 승진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최대 행복으로 여기는 분들이었다. 




서울에 혼자 보낸 아들놈이 걱정 스러우신지 늘 음식들을 손수 해서 보내주시곤 했지만, 혼자 살다보니 그것은 늘 필요 이상으로 쌓여 제고가 되었고, 이내 내버리기 일쑤였다.




삶이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함이 없었다. 이민을 간 누나네 집에 들어와서 나 혼자 사니 집세에 돈이 들어가지도 않았고, 자동차 욕심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다달이 나가는 차값 걱정도 없다. 그렇다고 딱히 돈 들 어가는 취미가 있는것도 아니고,  서울에 친구가 많지 않다보니 술자리도 없었다. 월급은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만 갔고, 나는 늘 퇴근후에는 집에 쳐박혀 티비나 보는게 전부였다.




그런데 왜 결혼을 못해?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조건을 중시하는 요새 여성들을 탓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변명거리가 될 뿐 내가 장장 10년째 여자없이 혼자 있는 것을 설명해 주지는 못할 것이었다. 




평범한 키에 지극히 평범한 외모, 거기다가 경제력이 빵빵한 것도 아닌 신세. 무엇보다도 여자 앞에서 까불거리면서 활발히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끌어갈 붙임성 자체가 내게 없다는 것이 크다면 큰 이유였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이, 위에 열거한 내 조건과 환경들이 나를 유흥가에 빠지게 만든것 같다.




유흥가! 속칭 업소라고도 불리는, 화려한 사회 뒷편에 존재하는 궁상들이다.




여성부라는 쓸모 없는 조직이 유흥가는 없어져야 한다며 큰소리를 친다지만 그건 정말 모르는 소리다. 


유흥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나마 성범죄가 덜한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를까?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두뇌가 뛰어날 뿐이지, 절대 동물적 욕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것이 남성이며, 그 남성들이 모두 동물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 이상 유흥가는 없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말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것들에 관심이 없었다. 위에 말했던 것처럼 낮에는 회사 생활, 밤에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티비나 보는 것이 전부였던 사람이니까. 연애에 대한 욕구? 당연히 없었다. 장장 10년에 이르는 솔로 생활은 나를 포기 상태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하고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은 그러하듯, 갑자기 찾아오는 법이다.




그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그런 날에 야근을 시키는 부장을 속으로 욕하며, 나는 밤이 다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당연히도 온 거리에는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크리스마스 캐럴들이 울려퍼지고 있었고, 젊은 애들은 서로 연인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평소라면 신경조차 쓰지 않고 지나쳤을 테지만, 야근을 하고 오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다.




개놈들....니들이 천년만년 사귈거 같냐? 언젠간 헤어져 이것들아....




그들이 무슨 죄라고 그렇게 속으로 욕을 했을까?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예전에 헤어졌었던, 예전이라 하기에 너무 멀지만 10년 전에 입대 하자마자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던 그 대학 동기 여자애가 생각났기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지 애인 손을 잡고 걷겠다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비난한단 말인가? 빨리 가서 샤워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걸음을 옮겼다.


결정적인 장면은 그때 이루어졌다. 내 앞에 있던 모텔에서 젊은 남녀가 손을 잡고 나오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 




겨우 삭힌 화가 다시 고개를 쳐 들 무렵에, 여자가 남자에게 속삭였다. 그것도 내게 다 들릴만한 목소리로!




"아휴...자기야 어쩌지? 여기도 방이 없다네? 교외로 나갈까?"




"이럴줄 알았으면 술먹지 말걸 그랬나봐. 택시 타고 시내 외곽으로 나가면 방 있을지 모르니까 가보자."




아아. 열받지 아니 할 수 없다. 저들의 대화를 미루어 볼때 그들은 이미 뜨거운 밤을 나누고 나온 것이 아니라, 모텔에 방이 없어서 불타는 욕망을 억누르며 다른 배출 장소를 찾고 있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 




아니, 당최 왜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텔에 방이 없단 말인가? 이 나라 국민들은 예수님의 생일을 떡치는 날로 오해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예수님께서 12제자를 대동하고 만찬을 즐긴 곳이 모텔이어서, 그곳을 성지처럼 방문이라도 하고 있다는 말인가? 화가 치밀었다.




"에잇 씨벌!"




참고 있던 열불은 식도를 넘어 목젖을 때리고는 기어코 입 밖으로 뛰쳐 나오고 말았다. 내 앞에 있던 젊은 커플은 "뭐야...미친놈인가봐"라는 말을 연발하며 서둘러 택시를 잡고 사라져 버렸다. 그와 동시에 불현듯, 우리 회사 여자 화장실 앞을 지나가다 여직원 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말았던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




- 야...박주임 도대체 왜 그렇게 너 쳐다보는 거야?-




-박주임? 무슨 박주임? 영업부? 아니면 개발부?-




-영업부 박강우 주임 말야.-




-아....원래 그러잖아. 치마만 입고 오면 다리 훔쳐보는거 알아? 아우 짜증나.-




-아 진짜 그 모양이니까 아직까지 결혼도 못하고 그러고 있지 정말...-






열이 받았다.




처음에야 내 이름이 나오길래 본능적으로 멈춰서서 귀를 기울인 것이었지만, 여직원들에게 짜증난다 라는 소리를 듣고 유쾌할리 없었다. 




목소리로 미루어 보아 우리 회사 회계,경리를 맡고 있는 미스 최가 틀림없었다.


젠장. 이쁘장하게 생겨서 조금 쳐다봤다고 그게 그리 기분나쁠 일인가? 


덕분에 나는 경리부에 무언가를 부탁하러 갈때에는 아예 미스 최와 눈을 마주치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것도 익숙해 지니 괜찮았는데, 저 커플들을 보니까 그 기억마저도 분노로 바뀌며 화가 치밀었다.




"그래. 염병 나도 혼자서 이렇게 찌그러져 있지만 말고 뭐라도 하자."




씩씩거리며 지갑을 열어보았다. 항상 만일의 경우를 준비하는 성격 탓에 20만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 있었으며, 1년에 한 두번 긁을까 말까한 신용카드 몇 장이 반짝이는 몸체의 위용을 발산하며 다소곳이 지갑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만약 돈까지 한푼도 없는 빈털털이라면 나는 치밀어 오르는 스트레스 때문에 주가 폭락 4연빵을 맞은 개미 투자자처럼 한강으로 직행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신이 한 줄기 빛을 내게 내려 주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왔다.




"가만, 그런데 뭘 해야 하지?"




맥이 탁 하고 풀렸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데, 뭘 하고 싶어도 할 것이 없었다. 




아니 세상에, 여자라도 있어야 모텔에 갈 것 아닌가? 술 한잔 걸칠 남자도 손에 꼽는 판에 여자가 있을리가 없다. 


만약 내게 이럴때 불러 낼 여자가 있었더라면, 내 휴대폰 요금이 매달 기본요금만 찍을리가 없는 것이다. 


설상 가상, 하늘에는 슬슬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마당에서 키우는 개새끼들마냥 커플들은 눈이 오자 환호성을 질러대며 발광을 해대었다. 




정말로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 아닐수 없다. 어차피 모텔 갈꺼면서...눈이 오는게 뭐가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여자들이야 그렇다 치고, 그들과 똑같이 좋아하는 남자들은 뭐란 말인가? 정말 폭설이 내린날 군대에서 눈 치워본 그 악몽같


은 기억들을 다 잊고 있다는 건가? 화를 누르고 누르면서 나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퇴근 하자마자 들어가 버렸던 집에, 오늘은 절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세 명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살던 집을 혼자 쓰는 것이니 더욱 더 넓게 느


껴지기 때문이었다. 오늘 만큼은 그 황량하기 그지 없는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게다가, 내일은 모든 회사원들의 삶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휴일이 아니던가?




"여자가 있는 곳...! 여자가 있는 곳을 가자!"




결론을 내렸지만 여기서 또 망설여졌다. 여자가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지? 




세상의 반이 여자니 어딜가도 여자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아무데나 들어가서 "나와 뜨거운 밤을 보내실 분?" 이라고 소리칠 수도 없는 노릇이며, 오늘 같은 날에 혼자서 나이트 클럽에 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서서 눈을 맞을 수도 없는 것이니...빨리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그래! 돈을 주고 섹스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잖아."




불현듯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홍등가"였다. 




물론 티비에도 가끔 나오긴 한다. 대부분이 사회의 부조리나 썩은 부위를 비추는 시사 고발 체널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택시!"




망설임 없이 택시를 불렀다. 크리스 마스 이브의 번화가라는 것은, 마치 어린이날의 놀이공원처럼 흥행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어서, 평소에는 잘 다니지 않는 택시들도 쉽게 눈에 뜨였다. 손을 쳐들자 마자 택시는 내앞에 섰고, 나는 비장한 표정마저 띄우며 택시에 탔다.




"어디로 모실까요?"




기사의 질문에 말문이 덜컥 하고 막혔다. 제길. 너무 생각없이 탄 모양이다. 대충 그 홍등가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탔어야 했는데...그래서 홍등가 근처에 있는 건물을 대충 둘러대고 거기서 내렸어야 하는데....역시나 이 사회는 정보가 큰 재산이다.




".....손님?"




콧수염을 기른 기사가 다시 한번 넌지시 내게 물어왔다. 순식간에 귀가 뜨거워 지는게 느껴졌다. 입술이 바싹거리면서 타들어 갔다.




"저..저기...그...있잖아요."




"어디요?"




"그....홍등가..."




"홍대 앞이요?"




"아..아뇨! 그..홍등가 있잖아요."




"홍등가? 그게 뭐랴?"




택시기사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룸미러로 내 얼굴을 살핀다. 아마도, 나는 루돌프의 코처럼 얼굴이 시뻘개져 있을 것이다. 제길. 홍등가라는 단어는 너무 학술적인가? 뭐라고 해야 하지?




"그...빨간집 있잖아요. 여자 있는..."




"잉.....? 아아! 빡촌?"




"크헉!"




아저씨의 거침없는 말에 나도 모르게 헛기침이 세어나왔다. 


아무리 같은 남자지만, 나를 얼마나 속물로 볼까? 젠장...이래서 사람은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되는 건가?




"진작에 쉽게 좀  말씀허시지...어느 쪽에 있는 곳으로 갈까요?"




신기하게도 그는 나를 이상하고 한심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이해 한다는 듯한 인자한 미소까지 띄우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같은 놈이 생각보다 많나...?




"음...글쎄요 저는 잘 모르는데..."




"에..그래요? 그럼 수원쪽으로 갈까요?"




"수원이요?"




"네. 수원역 건너편에 그런 집들이 솔찬허게 있죠잉."




내가 있는 곳이 서울의 가산동 근처였으니, 수원과는 꽤나 거리가 있었다. 


지금에서야 안 것이지만, 가산동과 가까운 곳에도 그런 업소들이 꽤나 많았다. 뭐...택시 아저씨에게 바가지를 쓴 것이나 다름 없었지만, 다 지나


간 일이니 어찌하랴.




"오늘 같은 날은 그런데 한 번 가 줘야죠잉?"




그냥 조용히 가지, 택시 기사는 실죽거리면서 웃으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여차 하면 영업접고 나랑 같이 업소에 들어갈 기세였다. 


나는 창피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 아 그렇죠.."라는 말로 얼버무리고는 재빨리 창가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다음부터는 수원역으로 가자고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택시는 정말이지 씽씽 달렸다. 




안양을 거쳐서, 군포와 의왕을 지나도록 택시기사는 연신 홍등....아니, 빡촌에 대한 말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여러군데 다녀보고 초이스를 하라는 둥, 서비스가 별로면 말을 해서 받아 먹을건 다 받아 먹으라는 둥...순전히 나로서는 무슨말인지 모를 아리송한 세계의 것들이었다.




"저기...저 짝에 빨간 간판 보이죠잉?"




"아..네..네!"




그 택시기사가 그나마 고마웠던 점은, 눈치 없이 빨간 간판 바로 앞에서 나를 내려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정말로 수원역 앞에서 내려 주었고, 친절하게 창문까지 열며 손가락으로 빨간 건물들의 위치를 가리키기 까지 했다.  적지 않게 나온 택시비를 쥐어주고는, 나는 도망치듯 택시에서 내려 버렸다.




"후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아예 생각을 안하고 살았을때는 몰랐는데, 막상 마음먹고 일탈을 하려고 하니까 손끝이 차가워 지며 짜릿한 기분이 들어왔다. 그새 눈발은 거칠어져서 내 살갖을 때려대었지만, 그런것들은 이미 내 사고영역의 바깥쪽으로 밀려난 지 오래였다.




"후아..후아..."




괜히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길을 건너고,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 그 건물들이 위치한 골목까지 가는 동안에는 이상스러울 정도로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다. 젠장. 차라리 평소에 성욕이 넘쳐나는 놈이라면 일상적인 일이니 이렇게 흥분을 하지 않을 텐데....


이런 곳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온몸의 피가 들끓는 것만 같았다.


나는 왜 군대 시절 동안 부대 근처의 향락 시설(?)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걸까? 무경험에서 오는 두려움과 설레임 때문에 가슴이 뛴다.




"오빠아~! 이리와! 잘해줄게!"




"10분 서비스 더 해줄게! 오빠! 일로 들어와!"




"오빠! 완전 내 스타일이야! 이리와!"




세상에나. 사람의 통행이 잦아든 것을 확인하고 그 골목으로 진입하자마자 업소녀들의 목소리가 내 귓전을 때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들이 다들 경리부의 미스최라도 되는 것처럼, 나는 그들의 눈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걷기 시작했다.




"오빠! 일루 오라니깐!"




"잘 해줄게 이리와!"




아아. 여자의 목소리가 이렇게 달콤한 것이었던가. 슬며시 고개를 드니 정말이지 신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이 한 겨울에 그녀들은 탑을 입고 있었으며, 하늘하늘 한 소재로 되어 있는, 신발굽까지 덮는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하나 같이, 훌륭한 몸매의 소유자들 뿐이었다.




"오빠! 잘 해줄게 들어와. 응?"




그러다가 어느 가게의 여자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고개를 숙이고 갈 때에는 그냥 걸어가면 그만이지만, 눈까지 마주치고 나니 그녀를 무시하고 고개를 돌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걸음을 멈추고 말았고 그녀는 문을 열고 나와 내 팔을 잡고 이끌었다.




"아이참! 얼른 들어오라니까..."




화장품 냄새가 확 하고 코를 찔렀다. 170은 되보이는 큰 키의 미인이었다. 그녀 역시 흰색 탑에 흰색 치마를 입고 있었고, 베시시 눈웃음을 흘리며 나를 끌고 들어갔다. 온통 유리로 되어 있는 출입문(?)으로 들어가니, 조그만 난로가 하나 보였다. 


하기사...이 날씨에 난방기구 없이 계속 저러고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들어가자 오빠."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고시원 같이 어두컴컴한 쪽방이 나올줄 알았는데, 내부에는 몇 개의 아담한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 방은 이쪽이야."




일하는 여자들마다 따로 방이 있는 것인 모양이었다. 그녀의 방의 한 쪽에는 보라색 침구류가 깔린 커다란 원형 침대가 놓여 있었고, 미니 냉장고나 테이블, 의자 따위가 놓여져 있었다.




"오빠 우리집 처음와?"




"아...네."




이 골목 자체가 처음이니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내 말에 그녀는 뭐가 재밌는지 꺄르르 하고 웃었다. 




그녀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고, 그제서야 나는 그녀가 원래 키가 큰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실제로 그녀는 160정도 되어 보이는 아담한 키였기 때문이었다. 


아아. 그래서 다들 그렇게 필요 이상으로 긴 치마를 입고 있는 것이었다.




"오빠 계산부터 하자."




"얼만데요?"




"오빠 숏타임이지? 6만원."




숏타임이 뭔지도 몰랐지만, 괜히 물어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거렸다. 




6만원이라!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아니, 사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하얀 탑에 뭉그러져 있는 그녀의 가슴골을 보니 자연스레 지갑이 열리고 말았다.




"와! 오빠 돈 많네? 기냥 롱타임하지..."




"롱..타임?"




"응 그건 열두장."




으아...12만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큰 지출을 한 번에 해본 적이 없으니 눈이 동그레 졌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나중에요"라고 말을 해주었고, 그녀는 상관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돈을 집어 넣었다.




"빨리 벗어요."




나긋나긋한 그녀의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하..하긴...하려면 벗어야 할 것이다. 




나는 쭈뼛쭈뼛, 눈을 맞아 젖어있는 정장의 상의를 벗고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와이셔츠는 또 그날따라 왜이렇게 안벗겨 지는지...가슴은 쿵쾅 거리고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이윽고 물을 받은 대야와 수건을 가지고 돌아왔다. 샤워실 쯤은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큰 오산이었던 모양이었다. 


아무렴 어떠랴. 나는 "하려고" 왔으며 그녀는 이뻤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고 용서되는 것이다.




"여기 쭈그려 앉구요~~"




쑥스럽다. 저렇게 젊은 여자 앞에서 전라가 되어 있다니. 마치 갓 뽑아낸 사포처럼 나는 빳빳하게 굳어 있었고, 그녀의 성화에 시키는 대로 가만히 쪼그려 앉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이미 내가 초짜인 것을 한참전에 알아채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힉!"




그녀가 수건으로 내 하반신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둘다 마주보고 앉아 있으니, 그녀가 몸을 굽힐적마다 가슴 안쪽이 훤하게 보였고, 어쩌다 그녀의 손가락에 중요부위가 스칠때면 짜릿한 기분에 몸이 떨렸다. 


뭐가 웃긴지, 그녀는 잠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쿡쿡 거렸다.




"다 됐다. 저 쪽에 가서 누워요."




저쪽이라 함은 보라색 침구류의 원형침대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덜렁 거리는 하반신을 진정 못시킨 채로, 말 잘듣는 아이마냥 그녀가 가리킨 침대위로 가서 누웠다. 


무심결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심장은 지금보다 더 빨리 뛰기 시작한다.




그녀가 옷을 벗고 있었다.




처음 만나는 남자지만 그녀는 부끄러움 따윈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탑의 앞부분에 잠겨진 후크를 끌러 뽀얗고 풍만한 가슴을 공개했다. 


치마는 그녀의 다리를 타고 스르르 내려갔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팬티마저 벗어 버렸다. 


돈 주고도 못볼 광경이라고 생각했는데, 돈 6만원에 그 광경을 보게 되다니 감격이 밀려온다.




"어머? 뭘 그렇게 빤히 봐?"




그녀는 내게 눈을 흘기고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뽀얀 가슴 가운데에 매달린 두 개의 앵두와, 잘빠진 허리며 다리, 그리고 그 다리 사이에 있는 거뭇거뭇한 음모들이 흡사 사우나에 온것처럼 내 숨을 막히게 했다.




"영차."




그녀는 놀랍게도 내 몸 위로 올라탔다. 




놀라서 말도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피식. 그리고는 내 젖꼭지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쪽팔렸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릴까 봐서 였다. 부드러운 혀가 내 젖바퀴를 뺑 하고 돌더니만, 이윽고 머리속에서 정전기가 일어났다.




간만에 느끼는 쾌감이었다. 숫총각은 아니지만, 숫총각이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하기야 섹스의 쾌감이나, 기분좋은 애무 등등의 단어는 10년전 그날을 끝으로 봉인되어 있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내 자지가 빳빳하게 일어나며 껄떡 거린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파묻힌 채로 말이다.




"음..움..쩝..."




이윽고 점점 몸이 밑으로 내려간 그녀가 내 귀두를 집어 삼킬때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10년전 헤


어진 여자친구는 결코 그런 것들을 해주지 않았으니까. 




생색 내듯이 손으로 몇번 잡고 흔들어 주었던게 전부였다. 이런건 야동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이건 영상이나 상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음..쩝..쪽..춥..춥..."




그녀는 너무나 성의있게 내 자지를 혀로 감싸돌고 있었다. 




한손으로는 축 쳐진 불알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머리가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가슴도 흔들렸다. 


"괜찮을까?"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용기내어 손을 뻗어서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져 보았다. 만세. 아무런 거부반응도 없었다.




"자자. 이제 장화 끼자."




장화? 한참이고 내 사타구니에 머리를 박고 있던 그녀가 몸을 일으켜 침대위 선반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역시나 말로만 듣던 콘돔이었고, 그녀는 알몸을 훤히 보여주는 그 자세 그대로 콘돔의 껍질을 벗겨내 내 귀두위로 씌웠다. 


이질적인 밀착감이 조금 답답했지만, 그녀의 기술이 워낙 능숙하고 빨라 별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엔 손에 젤 같은 것을 묻히더니, 이윽고 자신의 사타구니사이에 비벼 바르기 시작했다. 




여자의 붉은색 꽃잎사이로 그 질퍽한 것이 적셔지는 것을 보는 기분이란, 정말 10년간의 봉인이 억울해 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능숙하게 내 자지를 잡아 자신의 보지 쪽으로 이끌었다. 그녀가 내 위로 올라탄 것이다.




"흐음...."




기분좋은 콧소리, 그리고 기분좋은 감촉!  하반신이 촉촉한 무언가에 둘러쌓인 그 기분이란 이루 말할수 없는 쾌감이었다. 나도 모르게 입이 열렸다.




"이..이름이 뭐에요?"




"흐응! 뭘 그런걸 지금 물어봐...흐윽! 유미야...유미.."




유미라...예쁜 이름이었다. 물론 그것이 가명이라는 사실은 유흥가를 몇 번 더 들락거리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그때는 순진하게도 본명이라 믿었다. 


본명이 뭐던간에 아무튼 그 여자는 그 가게에 있는 이상 "유미"였고, 유미는 너무나 능숙하게 내 위에서 허리를 돌려대기 시작했다.




"흑! 하응! 흑! 흐응!"




신음소리도 프로가 따로 없었다. 남자의 성욕을 은근히 자극하는 콧소리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것은 하반신끼리 질척 거리는 소리와 함께 하모니를 이루며 나를 간지럽혔다. 아마도 콘돔이 없었더라면 나는 진작에 쌓이고 쌓인 정액들을 분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답답한 콘돔을 착용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아후..오빠 나 힘들어. 오빠가 할래?"




유미는 슬쩍 엉덩이를 들었고, 그녀의 꽃잎 사이에 파묻혀 충혈되어 있던 내 자지는 힘차게 튕겨져 나와 내 배를 때렸다. 


유미가 슬며시 자리에 누웠고, 나는 그녀가 벌려주는 다리 사이로 내 몸을 밀어 넣었다. 


능숙한 손길이 내 불기둥을 움켜쥐더니, 촉촉히 젖어 있는 동굴속으로 인도했다.




"흑! 하아..아아..앗!"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니 유미도 허리를 비틀었다. 




손을 뻗어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아무런 재제도 가하지 않으니  마음껏 손을 움직여 그녀를 주물렀다. 




얼마만에 만져보는 여자의 감촉인가.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혼이 쭉 빠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에 감겨오니 살끼리 닿는 쾌감에 혼이 빠질지경이었다. 하반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흑! 으흥!흑!"




이윽고 그녀의 하반신에 부딪혀 대던 내 허리의 움직임도 뚝 하고 멈추었다. 




부르르 떨리는 사정감이 온몸을 지배하며 나를 나른하게 만들었다. 


내가 숨을 몰아쉬는 그 긴 시간동안, 참고 참았던 정액들은 쉴새 없이 내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정말 콘돔이 찢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고 긴 방출이었다.




"엥? 오빠 얼마나 참은거야? 엄청 많이 쌌네?"




몸을 일으킨 유미가 내 자지에 걸쳐진 콘돔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정말 딱 보기에도 농도가 진해 보이는 정액들이, 콘돔의 맨 앞부분에 낙수물처럼 고여 있었다. 


콘돔이 축 쳐지게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고, 그녀는 그것들이 흐르지 않게 조심스럽게 내 자지에서 떼어 내었다.




"하아..하아..."




"오빠! 들어 누우면 어떻게...씻어야지! 이긍!"




유미의 말이 귓가에 들어오지 않았다. 


뭔가 이루 말할수 없는 황홀한 기분과, 약간의 허무한 느낌이 전신을 지배하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침대에 벌렁 하고 드러눕고 말았다. 


그녀의 뒷모습, 엉덩이가 눈앞에 아른거렸고, 고개를 돌리니 번들번들 해져서는 축 늘어진 자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리와 오빠. 얼른 씻자."




조용히 눈을 감으니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그것이, 나의 새로운 취미생활의 서막이자, 유흥가 기행의 첫 발자욱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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