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계약 #8장(4)
짐승 계약 #8장(4)
그때 정혁이 뜨겁게 달궈진 그녀의 내부에서 손을 빼냈다.
“하, 하아!”
그제야 입술을 막았던 손을 내린 희민이 숨을 토해 냈다.
급작스럽게 온몸에 번진 열 때문에 흐릿해진 눈으로 숨을 몰아쉬는데 정혁이 그녀의 것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제 입술 쪽으로 가져갔다.
“그건……!”
희민이 놀란 얼굴로 숨죽인 목소리를 터뜨렸다.
정혁이 시선을 똑바로 맞추고 그녀의 애액이 담뿍 묻은 제 손가락을 입술로 빨았다.
입술로 쭈웁 빨아 먹은 뒤 남김없이 할짝이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음란하고 선정적이었다.
“이번에도 참아 봐.”
정혁이 탁하게 잠긴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의 버클을 풀었다.
희민은 이제 그를 거부할 힘을 완전히 잃은 자신을 깨달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희민의 눈빛이 열락으로 탁해졌다.
온몸이 흥분으로 저릿저릿할 정도였다.
‘하지만 운전비서가…….’
희민이 흥분과 불안이 섞인 눈으로 운전석을 쳐다봤다.
“참을 수 있다면 말이지만.”
정혁이 무섭게 솟구친 자신의 빳빳한 페니스를 꺼내 움켜잡았다.
희민이 그의 어깨를 잡고 내려다보자 둥근 귀두에 투명한 액이 맺혀 있었다.
그걸 보자 방금 전 자극받은 그녀의 질 내부가 아플 정도로 조여들었다.
희민의 숨결이 헐떡이듯 흘러나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흥분하는 자신의 몸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온몸을 달구는 열기가 더 컸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희민의 티팬티 끈을 최대치로 벌린 정혁이 굵은 페니스를 아래에서 강하게 쑤셔 박았다.
퍽!
“……핫!”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는 힘에 희민의 입술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참아 보려 했지만 정혁이 무서운 힘으로 쳐올리기 시작했다.
퍽! 퍼억! 퍽!
“읏! 아, 아읏!”
그녀의 몸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흔들렸다.
빠른 움직임이 희민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극심한 쾌감을 짓누르며 정신을 차려 보려 했지만 일부러 꼼짝도 못 하게 만들려는 듯 정혁은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격렬하게 쑤셔 올렸다.
“천, 천천……히, 흣, 하앗! 으응!”
희민이 고개를 저어 대며 천천히 해 달라고 했지만 정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둥근 원을 그리듯 허공에서 출렁이는 희민의 젖가슴을 빨며 그녀를 더 미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했잖아.”
양쪽 가슴을 다 빨아 대며 타액으로 번들거리게 만든 정혁이 팽팽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꽉 깨물었다.
“핫!”
흐트러진 드레스 차림으로 젖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 희민이 고개를 위로 젖혔다.
그대로 정혁이 사정없이 들이치자 희민이 다리를 한껏 벌리고 위아래로 정신없이 뒤흔들렸다.
“하읏! 아! 으응!”
이곳이 리무진 안이라는 것도, 달리는 도로 위에 있다는 것도 희민의 머릿속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완전히 열락에 젖어 흐릿해진 희민의 눈을 짐승처럼 집요하게 응시하며 정혁이 말했다.
“이젠 그렇게 만들지 않을 거지만, 만에 하나 또 오늘 같은 날이 있더라도 넌 나만 보고 있어야 해.”
“아아! ……앗! 아읏……!”
거친 음성을 낮게 내뱉는 정혁 위에서 희민이 쾌감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두 사람의 몸이 뒤섞이는 곳에서 음란한 액이 사방으로 튀고 있었다.
질척이는 소리가 커질수록 그의 움직임도 거칠어졌다.
콱콱 박혀 드는 보풀아 오른 속살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검붉은 남자의 성기를 번들거리며 적셨다.
“이젠, 이젠 못 버티겠……!”
절정이 임박한 그녀의 얼굴에 정혁의 타오르는 시선이 박혀 있었다.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고 격렬하게 쑤셔 올리며 그가 말했다.
“다시 다른 남자에게 시선 줬다간 나도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니까.”
정혁이 고개를 한껏 젖힌 희민의 푸른 핏대가 곤두선 목에 이를 박았다.
흠칫거리는 희민의 내부가 더욱 조여들며 그의 불끈거리는 페니스를 조여 댔다.
“그 자리에서 널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야. 한희민.”
“더, 더는……! 핫! 하읏!”
낮게 헐떡이며 말한 그가 거센 힘에 자꾸 튕겨 오르는 희민의 엉덩이를 붙잡고 아래로 내리며 사납게 찔러 올렸다.
“아아앗……!”
그녀의 내부가 뜨겁게 조여들며 그의 페니스를 문 채 멀건 애액을 주르륵 흘렸다.
크림 같은 절정의 액이 링처럼 묻어 있는 뿌리를 쾌감으로 오물거리는 속살이 빨자 정혁이 짓눌린 신음을 뱉어 냈다.
“후…… 제길.”
정혁의 매끈한 이마가 구겨졌다.
‘어……?’
희민이 흐릿한 눈을 깜빡였다.
순간 그의 허벅지가 돌처럼 단단해지며 커다란 손으로 희민의 땀에 젖은 엉덩이 모양이 엉망이 될 정도로 세게 움켜잡았다.
“크읏.”
정혁의 목덜미에 핏대가 곤두서며 그대로 그녀의 안에서 뜨거운 정액을 분출했다.
절정으로 예민해진 내부에서 빳빳한 페니스가 터질 듯 꿈틀거리며 사정하는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 흐읏. 응…….”
희민의 몸이 잘게 떨렸다. 완전히 모든 걸 내보낼 때까지 정혁은 이를 악문 채 거머쥔 그녀의 엉덩이를 놔주지 않았다.
하아, 하아.
‘지금 혹시……?’
호흡이 가빠 어지러운 상태에서도 희민은 기분이 묘해졌다.
그때 정혁이 희민의 몸을 제 품에 강하게 안았다.
단단한 가슴에 얼굴이 닿자 셔츠 위로 쿵쿵 울리는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
조용해진 차 안에서 서로의 진정되지 않은 달뜬 숨소리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벗어나지 못하도록 힘주어 안은 강한 팔과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이 희민의 머릿속을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처음이었다. 그가 의도한 순간이 아닌 때에 사정한 것은.
***
뉴욕에 온 지도 5일이 지났다.
정혁이 잠시 업무를 위해 집무실인 아래층으로 내려간 사이 희민은 침대 위에서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아직 열기가 남아 있는 피부엔 붉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였다.
앞으로 며칠이나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희민은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
이곳에선 한국의 저택과 달리 정혁이 거의 펜트하우스에서 지냈기 때문에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메이드도 보이지 않는 이곳은 마치 둘만 있는 어떤 고립된 세계 같았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인테리어도 한몫했다.
마치 미술관 전시장 같은 이곳에서 매일 정혁과 살을 섞다 보니 점점 머리가 이상해지는 기분이었다.
관계를 가질 때마다 느껴지는 오르가슴의 정도도 점점 더 커졌다.
온몸이 달아올라 터져 버릴 것 같은 그 순간에 시선이 부딪치면 심장이 움켜잡히는 것 같았다.
‘……위험해.’
이건 위험해. 정말.
원형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희민이 욕실로 걸어갔다.
욕실 입구엔 커다란 전면 거울이 있었다.
그 거울 속의 자신을 희민이 잠시 바라봤다.
벗은 그녀의 몸은 쭉 뻗은 다리부터 지속된 자극으로 솟아 있는 풍만한 젖가슴까지 유연하고 관능적이었다.
‘그 전의 몸과…… 달라.’
거울 속 자신의 몸은 두 달 전의 몸이 아니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호르몬 탓인지 가슴도 더 커졌고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선도 달라졌다.
피부의 윤기도 달랐다.
마치 금단의 열매를 먹고 쾌락의 여신이 된 것처럼 나른하고 아름다운 색기가 흘렀다.
‘그 남자가 이렇게 만든 건가?’
매일같이 열락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
거울 속의 자신의 몸을 뚫어져라 보고 있던 희민이 세련된 인테리어의 욕실 안으로 걸어갔다.
하아, 욕조에 받아 놓은 물 안으로 들어가자 따스한 온도에 느른한 한숨이 나왔다.
온몸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며 시선을 돌리자 욕조 옆 통유리 밖으로 노을이 진 도심이 보였다.
영화 속 장면 같은 화려한 빌딩 숲을 내려다보면서도 그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단단히 잘못 생각했어.’
갇혀서 관계만 갖는다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사실 임신이 이렇게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피임 없이 관계를 가지면 길어도 2, 3주 안에는 임신이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어쩌면 며칠 안에도 가능할 거라고.
임신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서정혁과 섹스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관계 중에 그렇게…… 심장이 뛰게 될 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일 때문에?’
희민은 정확히 언제부터 이 증상이 심해졌는지를 떠올리다가 얼마 전 파티에 다녀왔을 때 그가 질투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날 그가 사정을 참아 내지 못했던 것도.
그 모습을 본 뒤로 섹스라는 행위를 할 때마다 마치 계약 때문이 아니라 연인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심장이 반응하고 있었다. 우습게도.
‘이건 말도 안 돼. 난 서정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희민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은 서정혁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저 그가 소문과 달리 외모가 수려하다는 것, 생각보다 더 엄청난 재력을 가진 남자라는 것과 끊임없이 제 육체를 탐할 만큼 정력적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그의 첫 여자라는 것.
그 외엔 여전히 그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심장이 반응한다고?’
그녀의 매끈한 미간이 좁혀 들었다.
조사하던 일이 최지윤을 본 뒤로 갈피를 잃었기 때문인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그 일에 대한 건 미뤄 두고 요즘은 내내 서정혁에게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건 그가 자신을 놔주질 않고 끊임없이 육체적으로 파고드는 탓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까지 그 남자만 떠올리는 건 이상했다.
‘정말 왜 이러지?’
희민의 입술 새로 답답한 한숨이 길게 새어 나왔다. 이유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골몰하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서정혁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면 현실감이 생겨 이런 이상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감정의 혼동이 오는 것도 같았다.
계약 탓으로 육체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면 감정적으로라도 벗어나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해도 할 수 없고 이성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 감정을 더 오래 끌고 있으면 위험해질 것 같으니까.
샤워하며 생각을 정리한 희민이 로브를 걸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침실엔 정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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