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계약 #2장(3)

짐승 계약 #2장(3)

M 망가조아 0 1655

짐승 계약 #2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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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은 대답 없이 잔을 입술로 가져갔다. 천천히 버번을 마신 그가 탁자 위에 잔을 내려놨다.






이제 시작인 건가?






‘뭘 긴장하고 있어. 처음도 아닌데.’






요란하게 뛰는 심장 박동을 못마땅해하며 희민이 속으로 혀를 찼다. 


경험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처음 만난 남자와 관계한 적이 없을 뿐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상대했던 남자들은 서정혁과 완전히 다르다.


이런 식으로 그녀를 긴장시킨 남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저렇게 눈빛 하나로 사람을 긴장시키는 남자는.






‘그런데 저 남자는 지금 이 상황이 재미있다고?’






희민은 생각할수록 그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정혁이 그녀에게 향하고 있던 집요한 시선을 떼어 내고 주변을 슥 둘러봤다. 


뭔가를 찾으려는 듯한 눈길이 침실과 이어진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곧 그곳으로 걸어간 정혁이 기다란 뭔가를 들고 나왔다.






‘벨트?’






검고 기다란 것의 정체를 깨달은 희민이 숨을 들이켰다. 정혁은 그걸 들고 그녀에게 곧장 다가왔다.






“잠깐, 왜 묶는 거죠?”






태연히 다가와 자신의 손목과 침대 헤드의 긴 봉을 벨트로 묶는 정혁에게 희민이 당혹스럽게 물었다.






“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섹스 중의 변수를 줄이려는 것뿐이니.”


“네?”






제길, 역시 가학적 성도착증이 맞았던 건가?






희민이 낭패감과 당혹이 어린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보고 있는데 팔을 단단히 묶어 고정한 정혁이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해 본 적 없어서 나도 내가 섹스 중에 어떻게 할지 몰라서 말입니다.”






뭐……?






순간 희민이 멍한 표정이 됐다. 정혁도 그녀를 가만히 마주 보고 있었다. 


묶여 있기 때문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상태였는데, 자유롭지 못한 자세로 눈앞의 수려한 얼굴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처음이라고? 섹스가?’






희민은 본의 아니게 시각을 빼앗긴 채 머릿속으로 남자의 말을 떠올렸다. 그러자 그가 두 팔로 그녀 옆을 지탱한 채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만약 당신이 중간에 내 등을 할퀸다면 내가 당신 목을 조를 수도 있으니까.”






무감한 표정으로 섬뜩한 말을 내뱉자 희민의 눈이 작게 흔들렸다.






“어렵게 찾은 상대인데, 실수로 죽여 버리면 곤란하단 뜻입니다.”




“…….”






이 침실의 조도는 확실히 낮아 모든 것이 어둡게 보였지만 그래서 더 분위기가 은밀하고 섬칫했다. 


이 침실에서 자신이 오늘 죽어 나가도 아무도 모를 거라는 생각이 희민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여기 자신이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그게 계약 사항이기도 했으니까.






희민이 말없이 마주 보는데 정혁이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내 말이 무서웠습니까?”


“……전혀요.”






희민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대답했다. 겁을 먹었다는 걸 절대 이 남자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숨을 들이켠 그녀가 말을 이었다.






“복상사가 가장 기분 좋게 죽는 방법이라던데 궁금하기도 하고.”






정혁이 입술 끝을 휘어 올렸다. 가볍게 웃음을 흘리는 낮은 목소리가 희민의 귓가에 스쳤다.






“안타깝지만 그건 들어줄 수가 없군요.”






팔을 떼어 내고 두 무릎으로만 침대 위를 지탱한 정혁이 희민의 셔츠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당신 외에 또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보장이 없거든.”






툭, 툭.






단추를 하나씩 풀어낼 때마다 희민은 침을 삼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긴장으로 잔뜩 굳어 버린 울대가 아까처럼 꿀꺽 소리를 낼까 봐 조바심이 들었다. 


그는 커다란 몸처럼 손도 컸지만 손가락은 길고 섬세했다. 


그 손이 자신의 단추를 푸는 것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요동을 친다.






빨리 다 풀어 버렸으면.






긴장하고 싶지 않아 이깟 단추 따위 어서 풀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희민이 인상을 썼다.






“이런.”






단추를 서너 개 풀어낸 정혁이 움직임을 멈췄다.






“왜 그래요?”






정혁의 미간이 좁혀 들었다.






“묶은 상태에선 못 벗기는군요.”


“그냥, 해요. 어차피 임신엔 옷 따위 상관없잖아요.”






긴장한 희민이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자 정혁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 희민은 목이 바짝 조여들었다.






“그럼 아래만 벗기죠.”






두 팔이 묶인 상태에서 아래만 벗겨진다니.






이것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희민은 그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는 것에 우선 안도했다.






달칵, 남자의 커다란 손이 희민의 바지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렸다.






‘잠깐. 그런데 이것도…… 기분이…….’






그가 바지를 벗겨 내렸다. 거침없는 손길에 결국 희민의 하얀 목선이 꿈틀 움직였다.






“읏.”






침을 삼킨 희민이 위로 묶인 손목에 힘을 주자 벨트가 팽팽하게 당겨졌다. 


희고 긴 다리가 정혁의 시선 아래 드러났다. 셔츠 아래 보이는 그물 같은 얇은 팬티에 그의 눈빛이 박혔다.








속절없이 드러난 은밀한 부위에 부끄러움도 없이 시선이 내리꽂히자 희민은 다리를 모아 가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안 돼. 참아.’






겨우 참아 넘기자 이번엔 그녀의 것이 아닌 탁한 숨소리가 들렸다.






“묶어 두길 잘했군요.”


“네? 앗…….”






낮게 내뱉어진 목소리와 함께 체온이 뜨거워진 두 손이 불쑥 그녀의 두 무릎을 덮었다. 


그대로 양쪽으로 잡아 벌리자 팬티 안에 도톰하게 들어찬 살덩이의 모양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아, 자, 잠깐.”






희민이 활짝 드러난 제 치부에 창피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다리 사이로 남자의 머리가 곧장 들어왔다.






“으앗……!”






정혁은 마치 짐승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팬티 위로 보드라운 둔덕을 그대로 삼켰다. 


매끈한 입술이 얇은 천과 맨살을 빨아들이자 희민은 온몸의 솜털이 몽땅 곤두섰다.






“흣, 으하…… 읏, 응……!”






이, 이게 뭐야?






쯔읍, 츱. 거침없이 입술로 빨아들이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오랫동안 아무런 자극도 없었던 희민의 속살이 강렬하게 조여들기 시작했다. 


가학적인 성관계가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의 날것 그대로의 행위는 상상해 본 적 없던 희민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런 거 해 본 적 없…….






“앗, 아, 안 돼. 잠깐, 이봐요. 그만……! 하, 하읏.”






그만하라는 희민의 당혹스러운 목소리에 야릇한 신음이 섞여 나왔다.






그녀의 두 무릎을 꽉 잡은 정혁이 더 옆으로 벌리며 타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팬티를 이로 물었다. 


그대로 위로 죽 잡아당겼다가 탁 놓자 한껏 뜨거워진 속살을 때렸다.






찰싹!






“아앗!”






얼얼한 통증과 함께 홧홧한 쾌감이 희민의 둔덕에 훅 끼쳐 들었다.






“이게 방해가 되는데.”






탁하게 물든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젖은 팬티를 응시하는 정혁의 눈동자가 어둡게 일렁였다. 


그 눈을 내려다본 희민의 심장이 어지럽게 뛰어 댔다. 


그의 번들거리는 젖은 입술이 사냥감을 뜯어 먹는 짐승 같으면서, 한편으로는 쾌락을 좇는 야신처럼 음란해 보였다.






“그러지 말고 곧바로 하면 안 돼요?”






희민이 헐떡이는 숨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물었다. 그제야 정혁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아.’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던 남자의 눈에 가득 차오른 욕망과 마주하자 희민의 눈이 흔들렸다.






“안 되겠는데.”






낮게 말한 정혁이 다시 팬티를 이로 물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한쪽을 쥐고 동시에 양쪽으로 당겼다.






트드득!






“하읏!”






몸을 감싸고 있던 젖은 천이 찢겨 나가는 생생한 압박감에 희민의 온몸이 조여들었다.






“이렇게 젖어 있었군요.”






그녀가 흘린 애액으로 엉망으로 젖은 채 엉켜 있는 음모를 정혁이 혀를 내밀어 길게 핥았다.






“흐, 으……응, 으읏, 아……!”






맨살에 닿는 축축한 혀의 감각이 희민의 등허리까지 오싹하게 전율시켰다.


이런 동물적 행위 같은 거 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본 적 없던 그녀였다. 


그런데 키스 한번 나누지 않은, 거기다 오늘 처음 본 남자와 이런 행위를 한다는 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 하지만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






“아흐……! 응! 싫어, 거기 혀로 하지…… 읏!”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빨아 먹듯 검은 음모에 묻어 있던 그녀의 음탕한 액을 모조리 먹어 치운 그가 그 아래 더 뜨거운 곳을 향해 혀를 집어넣었다.






“아, 안 돼…… 헉!”






갈라진 속살 사이로 드러난 동그란 음핵을 뜨겁고 미끈거리는 혀가 감싸자 희민의 눈이 한껏 커졌다. 


동시에 아랫배 깊은 곳과 그의 혀가 닿은 곳 사이가 뻐근하게 조여들었다. 저도 모르게 꽉 힘이 들어간 탱글한 엉덩이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정혁이 희민의 들쳐 올라간 엉덩이를 한 손으로 꽉 잡고 고정시켰다. 음핵을 입술로 부드럽게 문 채 그가 말했다.






“그냥 흘려요. 놔줄 생각 없으니까.”


“으…… 하…… 앗…….”






왈칵, 뜨겁게 달궈진 속살 사이에서 흘러나온 말간 애액이 그의 입술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쭙쭙 빨아 삼키는 색정적인 소리와 함께 희민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들썩거렸다. 


짜릿한 쾌감에 속살이 경련하듯 떨리고 있었다.






“그거 압니까?”


“아으…… 읏, 네, 네?”






희민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내려다봤다. 그가 쭙, 하고 빨아들인 것을 입 안에서 삼킨 뒤 고개를 들었다.






‘저건 내…….’






남자의 입술에 번들거리며 묻은 것이 자신의 것이라는 걸 깨닫자 희민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런 희민의 눈을 강렬하게 응시하며 정혁이 말했다.






“사실은 좀 내키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난 상대와 섹스를 한다는 것이.”






그의 숨소리가 짐승의 그것처럼 거칠어져 있었다. 자신의 셔츠를 벗어 낸 정혁이 타오르는 눈빛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상대방의 땀이나 체온이 불쾌할 것 같았거든요.”






남자의 상체가 온전히 드러났다.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체격이 좋다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옷을 벗어 낸 그의 몸은 상상 이상이었다. 


넓게 벌어진 어깨와 역삼각형 모양으로 내려오는 날렵한 허리까지 탄탄한 근육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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