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비밀 클럽 시즌1 - 11부
이카루스 비밀 클럽 시즌1 - 11부
경매장은 단상 위의 솟아 있는 한 줄기 빛의 기둥으로 인해 모든 소리를 빼앗기고 만다.
그 빛의 기둥 안에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가 담배 아가씨에 옷이 벗겨져 상체를 드러내고 있다.
상체가 벗겨져서 풍만하면서도 탄력 있는 부드러운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같은 여자의 손길에 봉긋한 젖가슴을 만져지며 느끼고 있다.
하지만 단지 가슴을 만져지는 것만으로 이 공간의 모든 남자를 장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행위의 음란함만으로 놓고 본다면 방금 경매 된 여자의 펠라치오가 더 자극적이지 않았던가?
소리가 사라지고 공간은 정체된 듯해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여자의 농밀한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인해 아내의 유두는 결국 딱딱해지고 만다.
나는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는 객장의 남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흥분을 느끼고 있다.
그들이 보는 것은 단지 아내의 지적이면서 단아한 아름다운 얼굴이 젖가슴 애무로 인해 쾌락과 부끄러움으로 일그러지는 것 정도겠지만,
내게는 평소의 착하고 얌전한 아내의 모습이 겹치어 정신적 흥분은 극에 달해있다.
그 흥분의 정도는 지금 당장이라고 바지를 내리고 모두에게 보여지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자위하고 싶어질 정도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실제로 사람들 앞에서 자위할 생각은 없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사회자가 여자의 손놀림을 중지시키고는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한다.
"흠.. 방금 부인의 가슴의 움직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수술 없는 자연산 가슴입니다."
사회자의 말이 있자 담배 아가씨는 아내의 겨드랑이 사이에 나와 있던 손을 빼고는 뒤로 한 발 물러선다.
아내는 황급히 옷을 올려서 가슴을 가린다. 하지만 가려진 옷 아래 솟은 유두로 인해 그 음란함마저 숨길 수 없다.
사회자의 말이 있었지만, 경매장은 아직도 조용하다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는다.
사회자가 다시금 마이크에 대고 이야기한다.
"다른 의문 사항이 없다면 계속해서 경매를 진행합니다. 현재 3천2백까지 나왔습니다.
좀 더 돈을 투자하셔서 아름다운 외모에 봉긋한 자연산 가슴을 가진. 그리고 정숙하기까지 한 부인을 하룻밤 동안 차지할 신사분은 안 계시는가요?"
흰색 가면을 쓴 체격 좋은 거구가 손을 들고 외친다.
"3천 5백"
기존에 3천2백을 부른 파란 가면의 사내가 하얀 가면의 사내를 쳐다본다.
장내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는 짧은 머리에 약간 살이 찐 스타일이다.
모두 푸른 가면의 남자의 행동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선을 집중한다.
단상의 아내를 쳐다본다.
아내는 옷을 올려서 다시 입었지만, 오른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 역시 푸른 가면의 사내를 주시한다.
"4천"
그의 입에서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4천만 원이라고? 지금 내가 타는 차가 2천5백 정도인데."
여자와 하룻밤에 4천이라니 여기 있는 자들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건가?
써도 써도 화수분같이 솟아 나와서 이렇게 쓰는 건가?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럼 나는 하룻밤에 4천만 원인 여자와 함께 살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섹스를 하면서도 내가 얼마나 호사를 누리는 건지 몰랐던 걸까?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내를 경매장에 세운 건가?
흰색 가면도 푸른 가면의 배팅에 양손을 가볍게 들어 포기의 의사를 나타낸다.
그 모습을 본 사회자도 더 이상의 배팅이 없음을 확인하고 말한다.
"4천까지 나왔습니다. 더 베팅하실 분 안 계시는가요?"
사회자의 물음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30초가량 그 모습을 지켜보곤 망치를 3번 내려쳐 낙찰을 알린다.
"축하합니다. 낙찰되셨습니다. 복장은 어떻게 준비를 해드릴까요?"
"부인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사회자가 아내의 귀에 대고 작게 물어보고 아내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네 부인의 직업은 회사원입니다."
"OL이라 이거군... 그럼 타이트 한 흰색 남방에 가터벨트. 그리고 스타킹 모두 검은색으로 속옷은 없이."
"네. 말씀하신 대로 준비해 놓겠습니다."
아내는 담배 아가씨의 안내로 단상 뒤로 퇴장한다. 그리고 사회자는 다음 여자의 경매를 알린다.
경매는 진행되고 있지만 나의 귀와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의식의 대부분은 아내의 경매과정을 반추하는 데 집중해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여자 같은 원피스형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경매장에 오른 아내의 모습을 꼼꼼히 떠올린다.
그리고 경매가를 외치든 정욕에 불타든 남자들의 목소리와 아내를 향한 욕망 어린 시선들.
그로 인해 달아올라 버리고 만 아내의 모습. 이 모든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머릿속에서 영상화 시켜 몇 번이고 반복하여 재생하고 있다.
만약에 스타이너가 나를 건드려 깨우지 않았다면 영원히 그 상상 속에 갇혀 버릴지도 모를 뻔했다.
경매는 이미 마감되었고 게스트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고 있었고 다른 남편들은 아직 앉은 체다.
사회자가 다가와서 남편들을 안내한다. 나도 따라 일어나려고 하자 스타이너가 팔을 잡고 제지한다.
그 모습을 본 사회자는 나를 제외한 남편을 안내하여 들어왔던 문으로 퇴장한다.
"헤이! 미스터 정.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몰히 하고 있는 거야?"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내의 생각을 넋 놓고 하고 있는 거겠지. 지구온난화 같은 걸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닐 거 아냐?"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모든 것은 정해진 대로 진행이 되겠지. 낙찰된 부인과 게스트는 3, 4층의 룸으로 갈 것이고,
낙찰하지 못한 게스트는 별도의 건물로 이동해서 따로 아가씨들과 즐길 거야."
"아가씨라고 하면?"
"섹스 분야에 전문가인 고급 콜걸 들이지. 남자를 뿅 가게 하는 기술 면에서는 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아내들보다 훨씬 낫겠지.
어떻게 보면 그게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그런데 왜 비싼 돈을 내고 아마추어들과 즐기려고 하는 거죠?"
"그 질문의 답은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나도 이제 일하러 가봐야 해. 자네는 어떻게 할 건가?"
스타이너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
그들은 차로 각자의 숙소로 돌아갈 거야. 하지만 자네가 원한다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도 되고."
"돌아가서 기다리거나, 여기서 기다리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거군요."
"돌아갈 거면 첸에게 연락해서 차를 가지고 오게 하면 되고."
"아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글쎄. 그건 좀 그런데..."
"운영자로서 힘을 써주실 수는 없을까요?"
"내가 클럽의 운영자긴 하지만,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그럼. 이렇게 하지. 우선 핸드폰을 줘봐."
나는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스타이너에게 건네준다.
그는 핸드폰에 번호를 입력하고 통화를 누르고는 바로 끊고 내게 건네주다.
"통화 목록에 있는 건 첸의 번호야. 시간과 관계없이 전화를 받으니 아무 때곤 별장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전화해. 여기 위치를 알고 있으니 차를 가지고 올 거야.
그리고 내가 상황을 봐서 가능하면 자네에게 문자로 알려 줄 테니 올라오라고.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 .
나라면 오늘 피곤할 테니 별장으로 돌아가서 한숨 자고 내일 맑은 정신으로 아내를 맞이 할거라네."
"그럼 우선 담배라도 피우면서 잠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기다리다 피곤하면 첸에게 연락을 할게요."
담배를 피울 거라면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좋아. 알다시피 밖에서는 들어올 수가 없으니까. 아까 그 사무실에 가며 될 거야."
그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황급하게 할 말만을 쏟아내곤 자리를 뜬다.
사람이 모두 빠져서 나간 경매장에는 나 혼자만 앉아 있게 되었다.
아내가 단상에서 경매되고 남자들에게 보여지며 젖가슴을 만져질 때의 흥분과 긴장감은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마치 아까와 지금이 같은 공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침묵과 공허함만이 남아있다.
밖에 나가 외부의 공기를 마시고 싶었지만 한번 나가면 다시는 들어올 수 없으므로 나는 망설인다.
아내의 모습이 보고 싶다. 아내를 만나서 강하게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인다.
아내를 안고, 냄새를 맡고, 몸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
나는 이 공간. 즉 이 건물을 떠날 생각이 없다.
아내가 경매돼 다른 남자에게 안기게 되고 성적으로 어떤 행위를 할지 모르는데 별장에 가 봐야 잠이 오겠는가?
현재의 나에게는 그런 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스타이너쯤 되는 베테랑이라면 모를까.
그럼..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면 이 또한 답이 없다.
결국 나는 어디로도 향하지 못하고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 된다.
할 수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텅 빈 경매장을 빠져나온다.
문을 열고 통로의 오른쪽으로 향해 걸음을 옮긴다. 지금쯤 아내는 어떻게 되었을까?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는 흰 남방을 입고 가터벨트에 스타킹을 신고 있을 아내의 모습을 연상해 본다.
그러나 왠지 아내의 모습에 그런 의상은 이미지화가 잘되지 않는다.
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개수를 확인해 보니 절반은 넘게 남아있다.
이 정도면 오늘 밤에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끊었던 담배를 벌충하듯이 매 순간 흡연 욕구가 솟아오른다.
대기실에 도착하여 소파에 앉고는 뒷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본다.
문자 메시지는 수신되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기다릴 수밖에는 없는 것인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아내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아까 봤든 약간 뚱뚱했든 남자도 상상에 참여시킨다.
그의 얼굴은 연상이 되지 않는다. 가면을 쓴 그대로다. 그는 옷을 벗고 아내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계속 다가갈 뿐 더 이상 아무것도 연상이 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눈을 뜨고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연기가 목에 살짝 걸리는 느낌과 함께 연기가 온몸으로 번져 간다.
.. 아 환풍기를 켜야지.
나는 문득 환풍기 생각이 들었다. 성능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 작은 사무실에서 계속 담배를 피웠다가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환풍기 끈을 당겨 프로펠러를 돌린다.
윙윙거리며 팬이 돌기 시작하고 연기가 끈처럼 되어 빨려 들어간다. 모니터를 본다.
화면보호기가 켜져 있는지 화면은 지극히 어둡다. 나는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이유로 자리에 앉고서 마우스를 잡고 흔들어본다.
잠시 후 화면이 켜진다. 여전히 지뢰 찾기가 켜져 있다. 게임화면을 보니 중급모드인것 같다.
이거라도 하면서 스터이너의 메시지를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내를 생각하며 자위라도 해볼까?
화면 안에 마우스 포인트를 움직여 윈도우 위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설치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스타크래프트가 보인다. 이건 뭐 안 깔린 컴퓨터가 없구만... 아.. 스타나 해야 하나?
클릭하기 전에 못 보던 특이한 프로그램을 발견한다.
Icarus cms
이카루스 씨엠에스? 이게 뭐지? 자체 개발 프로그램인가?
호기심에 나는 해당 프로그램을 클릭하여 실행시킨다. 로그인 패스워드가 걸려있다.
몇 가지를 입력해본다. root,admin,0000,Icarus.
모두 틀리다.. 나는 할 일도 없으므로 패스워드를 유추해본다.
steiner(스타이너)
마찬가지다 역시 로그인되지 않는다.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다.
불현듯 스치는 생각 anna(애나)
나는 서둘러 입력하고 앤터를 누르고 화면을 쳐다본다.
프로그램이 열리고 상단에는 메뉴바가 있고 대부분은 화면은 분할된 영상이 보인다.
최상단에는 icarus camera monitering system이라고 쓰여있다.
이 프로그램은 건물의 CCTV를 제어하는 용도로 제작된 것이다.
꽁초가 되어버린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서 꺼버린다. 그리고 다시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물고 불을 댕긴다.
화면의 좌측에는 all, B1, 1F, 2F, 3F, 4F 이렇게 되어있다.
아마도 전체 카메라와 각 층마다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일 거다.
나는 1F를 우선 눌러 본다. 화면이 9등분 되어 각각의 영상이 보인다.
경매장, 로비, 대기실 등등....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3F를 누르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문을 열고 대기실을 바라본다.
대기실에는 아무도 없다. 물론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번 확인을 한 것이다.
누군가 들어오면 바로 알아 차릴 수 있도록 문을 아주 약간 열어 두고 다시 자리로 와서 앉는다.
심호흡을 하고 담배를 다시 하나 꺼내어 입에 물고 불을 붙여 크게 빨아 본다.
모니터에 마우스로 3F를 클릭한다. 9등분 된 화면이 모니터에 비춰진다.
위에 3칸은 복도와 계단이. 밑에 6칸은 각각의 방이 모니터링된다.
건물의 중앙에 복도로 되어 있고 좌우에 3개씩 방이 있는 구조다.
방마다 중앙의 복도 쪽은 유리로 되어 있어 감시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 출입구는 반대편에 있는 듯 하다.
화면에는 방의 출입구는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화면으로 시선을 이동한다.
복도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어슬렁거리면서 걸어 다닌다. 그 외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조명상태가 그리 밝지 않아 명확한 식별은 불가능하다. 각 방을 모니터하는 화면으로 시선을 다시 옮긴다.
3개의 화면에 사람이 보인다. 나는 아내를 찾아보지만 그중에 아내는 없다.
두 커플은 침대에 앉아서 대화를 하고 있고, 한 커플은 벌써 침대 위에서 서로 엉키고 있다.
나는 아내가 없음을 확인하고 좌측 메뉴에서 4F를 누른다.
화면이 refresh 되면서 새로운 9개의 화면이 모니터에 펼쳐진다.
9개의 화면 중에 3개의 화면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보인다. 구조는 3층과 같아 보인다.
복도에는 마찬가지로 처음 보는 남자와 스타이너가 복도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 화면에 아내가 보인다. 나는 담배를 깊이 빨아들인다.
마우스 포인터를 화면에 대고 더블클릭하자 화면이 전체화면으로 전환된다.
해상도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사물을 식별하는 대는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방의 구조는 유리 벽면에 커다란 침대가 있고 테이블과 의자 2개 그리고 미니 냉장고와 서랍장이 있다.
남자는 의자에 앉아 있고 아내는 맞은편에 서 있다. 무언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남자는 짧은 스포츠 타입의 머리인데 이마가 넓은 것으로 봐서는 머리가 좀 벗겨진 것 같다.
하얀 와이셔츠와 검은 정장 바지를 입고 있는데 발은 맨발이다. 아무것도 신지 않았다.
아내는 아까 그가 주문한 것과 같이 몸에 꽉 끼는 하얀 남방에 검은 가터벨트를 하고 검은 스타킹은 허벅지의 절반가량 올라와 있다.
속옷은 보이지 않는다. 큰 움직임은 없다. 무언가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한동안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다시 화면을 클릭하니 분할된 9개의 화면으로 전환된다.
스타이너와 그 하수인은 아내의 룸 앞에 서서 유리를 통해 모습을 훔쳐보고 있다.
다른 방의 여성은 침대에 누워있는 남성의 위로 올라가 69자세로 펠라치오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은 고개를 들어 여성의 성기를 애무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세만 69로 취하고 있을 뿐이다.
그 모습에 이후 아내의 모습을 미리 보는 듯 한 기분이 들어 심리적으로 동요한다.
스타이너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카메라 감시 따위는 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감시 시스템으로 건물의 모든 행동을 감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소프트웨어의 인터페이스를 봤을 때는 물론 녹화의 기능은 없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방범용으로만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게 굳이 안 해도 될 거짓말을 했다는 거다.
스타이너의 거짓말과 함께 드는 또 다른 생각은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물론 패스워드를 모른다면 해당 소프트웨어에 접근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내의 화면에 뭔가 움직임이 포착된다. 남자가 일어나서 아내에게 다가가더니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다.
이 모습을 유리 너머로 스타이너와 감시하는 남자가 그리고 CCTV 화면으로 내가 주시한다.
화면을 클릭하여 전체화면으로 전환한다. 남자는 아내에게서 금방 떨어져 나온다.
그리고 서랍장 위에 있는 인터폰으로 가더니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수화기에 대고 뭔가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통화를 마쳤는지 수화기를 내려놓고 의자로 돌아가 앉는다.
아내는 그가 의자에 앉자 잠시 후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아내의 모습을 계속 관찰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그때 내 휴대전화가 울린다. 핸드폰을 꺼내어 액정을 바라본다. 스타이너의 전화이다.
"헤이! 미스터 정. 어딘가?"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잘 됐구먼. 어디야? 내가 거기로 가지."
"아까 남편들 대기하던 곳에 있습니다."
"오케이. 금방 갈게. 기다려."
"네"
나는 우선 프로그램을 닫는다. 그리고 컴퓨터를 재부팅 시킨 후 대기실로 나와 적당한 의자를 찾아 앉는다.
아무래도 스타이너의 갑작스러운 호출은 낙찰자의 인터폰으로 인한 것 같다.
도대체 뭘 요구했길래 스타이너가 갑자기 나를 찾는 것일까?
그러나 생각이 정리되기 전에 스타이너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행히 가지 않고 있었구먼."
"문자를 하신다더니 급한 일인가요?"
"급한 일? 그래. 보기에 따라서는 급한 일일 수도 있지."
"아내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지요?"
"물론 그럴 리는 없지. 다만 자네 아내를 낙찰한 사람이 한가지 요구를 해와서."
"요구라고요?"
"고객의 요구긴 하지만 자네도 바라는 것으로 생각하네."
"지금 제가 바라는 것이라면.. 하나뿐인데."
"그래. 바로 그거야. 첫 번째는 자네를 만나고 싶어 해. 그리고 아마 그다음은 자네가 보는 앞에서 부인과 섹스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 싶다네.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네가 가장 바라고 있는 거로 생각하는데.
안 그래도 오늘 감시하기로 한 사람이 양보할 수 없다고 해서 자네에게 좀 미안하던 참이거든. 괜찮은 거지?"
"물론. 그렇죠. 바라던 바입니다."
"오케이. 그럼 따라 올라오라고."
스타이너를 따라 방을 나선다. 좁을 통로를 지나고 경매장을 지나 처음 보는 계단을 이용해서 위층으로 오른다.
어차피 CCTV를 통해서 아내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흐릿한 영상으로 보는 것과
바로 앞에서 내 눈으로 직접. 그리고 방 안의 분위기와 소리를 직접 느끼면서 보는 것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저나 내 앞에서 아내와 섹스하고자 하는 그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까?
하지만 크게 이상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이 이카루스 클럽에서 만난 사람 중에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본 적이 없으니까. 나를 포함해서.
일그러진 공간에선 정상적인 것이 오히려 이상할 뿐이다.
계단을 올라서 4층에 도착한다. 나는 본능적으로 카메라의 위치를 더듬어 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통로에는 아까 CCTV를 통해서 본 남자가 서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겨우 가늠할 수 있을 만큼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나 역시 그만큼 고개를 숙여 답례하고는 계속해서 스타이너의 뒤를 따른다.
그는 올라오는 내내 아무런 말이 없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로를 우회하니 각 방으로 연결된 공간이 보인다.
"저기 2번째 방이야. 들어가기 전에 노크 정도는 하는 게 좋을 거야."
"네. 그러죠."
"그럼.."
스타이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뒤로 돌아가 버린다. 코너를 돌자 그의 모습이 사라진다.
나는 침을 한번 삼키고 심호흡을 한다. 심호흡이라고 해봐야 어차피 밀폐된 공간에 침전된 공기들일 뿐이다.
이런 공기들은 아무리 들여 마셔봐야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나는 심호흡을 하고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한다.
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아무런 반응도 없다.
나는 그냥 들어갈까 하다 다시 한번 노크하기로 한다.
"들어오세요."
노크를 다시 하기 전에 안에서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리고 난 후 문을 밀어 연다.
방안의 광경이 열린 문의 공간만큼 내게 보이기 시작한다. 다소 밝은 조명 아까 CCTV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다.
침대의 일부가 보이고 침대의 벽면 전체는 거울로 되어있다. 아마 반대편에서만 보이는 유리일 것이다.
좀 더 문이 열린다.
아.. 순간 눈앞에 보이는 상황을 나는 쉽게 인식 할 수가 없었다.
아마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문이 모두 열려 앞에 보여지는 상황은 이럴것이다.
남자는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 있고 아내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
아까 화면상에서는 분명 둘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튼 지금은 아내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로 상체만 앞으로 숙여 엎드려 있다.
상체를 많이 숙여서 아내의 엉덩이는 들려 있고 속옷을 입지 않아서 아내의 풍만한 양 엉덩이 사이에는 살이 오른 성기가.
그리고 미세한 틈으로 핑크빛 속살이 보인다. 양손으로는 테이블의 가장자리를 잡고 있고, 고개는 테이블 밑에까지 내려가 있다.
아내는 테이블 위에서 엉덩이를 치켜들고 엎드린 채로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고 있다.
내가 들어와도 아내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다. 몸에 꽉 맡는 비단 재질의 얇은 하얀 남방. 그리고 허리에는 가터벨트.
그리고 두 가닥의 끈으로 연결된 허벅지를 휘감고 있는 검은 스타킹 이게 지금 아내의 모습이다.
테이블에 앉아 아내에게 펠라치오를 받는 남자는 나를 힐끔 본다.
유력인사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를 본 적이 없다.
"어서 오세요. 이렇게 불러서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관계없습니다."
"그러시다면 다행이고요. 이제 그만해."
나에게 대답하고는 아내에게 반말로 지시한다.
"이제 테이블에서 내려와서 내 무릎 위에 앉아!"
그의 지시에 아내는 아무 말 없이 입에서 성기를 빼내곤 천천히 테이블에서 내려와 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허벅지 위에 올라가 앉는다.
시선은 옆을 향하고 있다. 차마 나를 직접 보지는 못한다.
"아내가 제 앞에서 하기를 바란 것인가요?"
나는 챈 때와 같이 아내가 내 앞에서 섹스하기를 바란 것인가 하는 마음에 묻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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